사상 최대의 순익을 올리며 순항하던 은행들이 정부 각 부처의 조사 및 감사,검사가 일시에 집중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 4곳에 대한 감사에 나섰다. 감사원도 정부 지분이 있는 우리 광주 경남 기업은행의 기획감사에 착수했으며 금융감독원은 한국씨티은행과 국민은행을 상대로 종합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국세청도 100일 일정으로 신한은행에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각종 조사에 대비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17일 국민은행을 상대로 계열사 부당지원 및 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는 다음 주부터 신한은행 우리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3개 시중은행에 대해서도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은행 수가 줄어 독과점의 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라 조사에 나선 것"이라며 "계열사 부당지원은 물론 금리와 수수료 담합,금융상품 끼워팔기,고객에 대한 불공정행위 등 공정거래법에 어긋나는 사항이 있는지 전반적인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0일부터 우리은행에 대해 감사에 들어갔다.이어 오는 31일부터는 기업은행에 대해서도 감사할 예정이다.감사원은 금융 공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경영혁신 추진실태 조사라고 통보했지만 우리은행은 ‘유전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은 적이 있고 기업은행은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 자금대출보다 가계대출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당한 바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 역시 지난 12일부터 씨티은행의 자본 해외유출,주택담보대출금리 부당 적용 논란 등에 대한 검사를 벌이고 있다.11월초부터는 국민은행에 대해서도 종합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밖에 국세청은 신한은행에 대해 지난 달 9일부터 100일간 일정으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고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도 오는 27일께 외환은행을 직접 방문해 외환은행의 졸속 매각 의혹과 관련한 문서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은행 관계자는 “한꺼번에 쏟아지는 각종 감사와 검사로 기획부와 검사부 임직원들이 밤을 새며 자료를 준비하고 대응전략을 짜느라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