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설립된 디피아이(대표 양정모)는 지난 60년동안 페인트와 잉크 생산의 외길을 걸어온 업체다. 국내 최초의 도료·잉크업체로 현재 8개 계열회사를 두고 있으며 전체 그룹매출이 6000억원을 넘는 탄탄한 중견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노루표'브랜드로 알려진 디피아이는 국내 종합 정밀화학 분야의 선도기업으로서 국내 경제발전과 궤도를 같이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방 후 조선은행권과 교과서를 국산잉크로 인쇄했으며 도료업계에서는 최초로 KS,Q마크 등을 획득했다. 또 동종 업계에서도 한발 앞서 기업공개를 실시했고 ISO-9001(국제품질경영인증),ISO-14001(국제친환경경영인증) 등도 획득해 선구자적 역할을 해 왔다. 디피아이는 건축용 도료를 비롯해 선박용 자동차용 철강용 등 각종 공업용 도료를 생산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의 약 4%를 연구개발에 투자함으로써 첨단 고기능성 도료와 친환경 제품 등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 회사가 최근 가장 힘을 쏟는 부문은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것.지난 3년동안 이와 관련된 혁신기술을 12개나 개발했다. 또 지난 2000년 'ISO14001'환경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미생물을 활용한 바이오필터를 공장에 설치,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무용제타입의 도료,항균 도료,수용성 타입의 도료,무취도료,오존층파괴요인을 제거한 폐수처리제,무독성도료와 천연페인트,그리고 최근 아로마페인트까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인체에 해로운 요소를 없앤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피아이의 21세기 비전은 '동북아 굴지의 페인트회사'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다면 이제는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해 세계적 도료업체들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디피아이는 중국시장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보고 지난 2000년부터 진출해 있는 상태다. 2003년 현지법인 '디피아이더차이나'와 연구소,생산공장과 사후처리(애프터서비스) 센터 등을 설립해 강력한 마케팅을 전개해 왔고 중국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자금성(1995년)과 선양고궁박물원(2004년)의 보수 도장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10년 만에 이뤄지는 자금성 재보수 도장공사에서 외국 및 중국의 토종 기업들과 경쟁을 벌여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디피아이는 재무구조와 수익성,주주 중시 경영 등에서도 3년 내로 다국적기업 수준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통해 초우량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 양정모 사장은 "오는 2015년까지 매출 7000억원,기업가치 9000억원 수준의 아시아 5위 도료회사로 도약하겠다"며 "제품경쟁력과 브랜드 파워,건전한 재무구조,단 한차례도 노사분규가 없었던 상생의 문화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업체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