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양선박 2대주주로 부상한 최평규 S&T중공업·S&TC 회장측이 19일 세양선박의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와 해외 전환사채(CB) 발행에 대해 법원에 각각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 양측의 공방은 2라운드로 접어들게 됐다. 법원이 최 회장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법원이 경영권을 다투는 기업의 증자나 CB발행에 대한 금지 가처분신청을 대체로 받아들여 왔고,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도 최 회장측이 본안소송을 낸다는 각오여서 양측의 공방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최 회장이 임병석 쎄븐마운틴 회장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 감정싸움까지 전개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법원이 최 회장측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당장 20일과 21일 대금이 납입될 예정이어서 시간적으로 증자와 CB발행을 막기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도 현재 표면적인 지분 구조상 최 회장측 지분율 18.14%는 쎄븐마운틴그룹 임병석 회장측의 25.48%에 크게 못미친다. 최 회장측이 경영권에 관심이 있다면 그만큼 고난도의 공격 전략을 구사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최 회장측은 일단 단순투자라고 매집목적을 공시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최 회장측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등 3가지 가능성을 두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모터사이클업체인 효성기계 지분 22.0%를 사모아 공동 경영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적대적 M&A나 경영참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또 STX그룹의 지주회사인 ㈜STX 지분을 9.94%까지 매집했다가 확보한 지분의 절반가량을 매각하면서 대규모 시세차익을 낸 적이 있어 단순투자의 가능성 역시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임 회장 "공개매수에도 자신있다" 임병석 쎄븐마운틴그룹 회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치 않는 게임이 시작된 이상 한 달 안에 모든 상황을 정리할 복안을 갖고 있다"며 "세양선박의 해외CB를 모두 인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번 기회에 지배구조를 굳건히 만들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저쪽(최평규 회장측)에서 우리를 도와주겠다 하는가 본데 전혀 도움을 받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며 "끝까지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도와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왜 우릴 도와주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자금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금융회사에 돈을 빌리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최 회장에 대해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며 "우리에게 신경쓸 여력이 있으면 자기 회사 경영에 힘을 쏟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멀쩡한 회사를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결론적으로 그런 사람이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은 데 대해 경영자로서 책임을 느낀다"고도 했다. 임 회장은 "지금까지 매물로 나온 부실 기업들을 인수해 모두 정상화시켰다"면서 "일부에선 회사를 다시 팔라고도 하지만 한번도 그렇게 해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평규 회장측이 공개매수에 돌입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오늘이라도 공개매수를 해도 걱정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최 회장 "주주 가치 훼손이다" 최 회장측은 "서로 윈-윈(win-win) 하려고 세양선박 지분을 매입했다"면서 "쎄븐마운틴쪽에서 재무적 지원 요청이 오면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분을 대량 매집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식 등에 대거 투자하는 것과 도대체 뭐가 다른가"라고 주장했다. "쎄븐마운틴쪽에서 우리 주식을 사주면 오히려 고맙게 여길 것"이라고까지 했다. 최 회장측은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낸 것은 자신들의 지분율이 희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세양선박이 873만3625주의 유상신주를 발행하는 데 성공하면 최 회장측 지분은 종전의 18.14%에서 16.66%로 낮아진다. 반면 임병석 쎄븐마운틴그룹 회장측은 백기사(우호세력)로 끌어들인 대한화재해상보험에 이 주식을 1년간 안전하게 맡겨놓음으로써 지분율이 종전 25.48%에서 31.33%로 높아진다. 게다가 임 회장측이 해외에 발행하는 CB를 우호세력에 넘겨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추가로 865만413주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최 회장측이 세양선박의 유상증자 및 해외CB 발행이 결정된 이후 줄곧 "주주이익을 침해하는 일방적인 처사"라고 비난한 이유다. 김홍열·류시훈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