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연이은 발신자 표시요금(CID) 인하요구에 SK텔레콤[017670]이 마침내 '백기'를 들면서 19일 오전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는 등 주식시장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 증시의 통신업종 분석가들은 정작 CID 무료요금 요구를 수용한 SK텔레콤보다는 후발주자들, 특히 CID 요금수입에 수익성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LG텔레콤[032640]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 영업이익중 CID비중, SKT 8%. LGT 68% 국정감사 과정에서 폭로된 것처럼 별다른 투자부담은 없으면서 고객들로부터 매월 꼬박꼬박 2천원씩 받아내는 CID요금은 고객들에게는 '부당한 폭리'로 간주돼 무료화 요구가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됐지만 이동통신업체들에 수익성 측면에서 '효자' 노릇을 해왔다. CID 수입의 전체 매출중 비중이 SK텔레콤은 2%, KTF와 LG텔레콤은 각각 1.8%와 3.9%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중 비중은 SK텔레콤 8.1%, KTF는 14.8%에 이르며 LG텔레콤은 무려 68%에 이른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SK텔레콤의 무료화 선언으로 경쟁사들도 무료화 내지 대폭 인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는 통신업체들의 실적전망 하향 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화증권 조철우 애널리스트는 3사가 모두 CID를 전면 무료화할 경우 2006년 주당순익(EPS) 전망치가 SK텔레콤의 경우 2만2천354원으로 당초 전망치 대비 7.4%, KTF는 2천786원으로 13.1%, LG텔레콤은 670원으로 38.9%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 "SKT 영향은 제한적..LGT 1천원 인하전망" 증시 분석가들은 CID무료화의 악영향으로 이동통신주의 주가 전반이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면서도 먼저 무료화를 선언한 SK텔레콤에는 장기 악재는 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무료화 발표가 CID요금을 정부의 인가대상인 기본료에 포함시키면서 무료화하라는 정치권.시민단체의 요구와 달리, 무료 부가서비스화를 선언하는 '전략적'형태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노미원.안지현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은 CID무료화를 들어 타격이 더 큰 SMS(문자서비스) 무료화 요구에 더 적절히 대처할 수도 있고 향후 정부의 요금인하 압력에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며 주가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증권 조 애널리스트도 "SK텔레콤이 CID 요금을 무료화했지만 기본료에는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향후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부가서비스의 기본료 편입 부담을 사전 차단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면서 무선인터넷 부문의 수입이 늘고 있는 점을 들어 20만5천원인 목표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더 큰 압력을 받게 된 후발사의 경우 KTF는 무료화에 동참할 것으로 보이지만 LG텔레콤은 '1천원 인하' 카드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증권가의 중평이다. 미래에셋증권 김경모 애널리스트는 "LG텔레콤은 수익구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너무 커 정부의 권고를 무조건 수용할 수는 없으므로 '버티기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 상황에 비춰 LG텔레콤은 월 1천원 수준 인하로 (무료화 압력을) 막을 수 있다면 '절반의 성공'으로 간주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