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은행 한국공략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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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투자은행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보유외환액 중 일부 운용을 맡을 한국투자공사(KIC) 출범 및 퇴직연금제 도입을 겨냥한 자산운용업,파생상품 업무확대를 위한 은행업,기업 인수·합병(M&A)시장을 타깃으로 삼는 사모펀드(PEF) 등 진출영역도 다양하다.
ABN암로는 18일 연내 자산운용업 진출을 목표로 최근 서울사무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강면욱 전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상무가 소장을 맡았으며 전문인력을 채용 중이다.
ABN암로의 윤경희 대표는 "현재 감독당국과 자산운용업 인가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퇴직연금제 도입 등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한국의 펀드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ABN암로는 내년 중 프라이빗뱅킹(PB) 분야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UBS도 연내 자산운용업 진출을 계획 중이다.
UBS 관계자는 "단독 진출 및 국내자산운용사와 합작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푸르덴셜금융 그룹은 내년 1월 자산운용부문 아시아총괄본부를 서울에 설립하기로 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자산운용 외에도 급성장하는 국내 파생상품 시장을 겨냥해 은행업에 진출하거나 포괄적인 장외파생금융상품 허가도 취득하는 추세다.
모건스탠리 그룹은 지난달 29일 은행업 인가를 받아 모건스탠리은행 서울지점을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
이에 따라 기존의 투자은행(IB)과 증권업무 외 은행업으로까지 업무 영역을 넓혔다.
모건스탠리 그룹이 아시아에서 은행업을 시작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골드만삭스도 지난 7월 은행지점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현재 금융감독원에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이 밖에 메릴린치증권은 지난달 포괄적인 장외파생금융사업 허가를 취득했다.
최형호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대표는 "투자은행별로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된 관심사는 파생상품 업무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는 파생상품 업무확대 외에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중소기업,기금,학교 등 '미들마켓(Middle Market)'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 금융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8명의 전담팀을 꾸려놓은 상태다.
PEF도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다.
호주계 맥쿼리 그룹은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에 250억원 규모의 '맥쿼리 오퍼튜니티즈 PEF' 등록을 완료했다.
이 PEF는 운용사인 맥쿼리코리아 오퍼튜니티즈운용이 6000억원을 투자했고 나머지 249억원은 다른 해외 법인이 출자했다.
외국계 투자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이미 경제규모가 세계 11위에 달하는 등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 됐다"며 "아직 적지 않은 걸림돌이 있지만 한국 금융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