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수 KT 사장은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경영인이다. 우리나라 통신산업의 모체 격인 KT에 입사한 뒤 줄곧 KT와 자회사인 KTF에서 일해왔다. 남 사장은 외유내강형의 전형적인 최고경영자(CEO)다. 작은 체구에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강한 승부욕의 소유자다. 소비자가 자기 번호를 바꾸지 않고 이동통신 사업자를 옮길 수 있는 번호 이동성 제도가 시행되던 2004년 남 사장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대폭 늘렸다. 전체 129만 번호 이동 고객 중 43%를 흡입하는 대성공을 거둬 경쟁사들을 놀라게 했다. 치열한 시장 경쟁과 요금 인하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원가절감과 우량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는 등의 성과도 일궈냈다. 남 사장은 이 같은 성과 못지 않게 고객 감동을 실현한 CEO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객만족전문 경영인(CSO)을 자처,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대리점 간판과 광고문구,회사 인테리어에까지 고객 감동적 디자인과 정신을 담아냈다. '해브 어 굿 타임(have a good time)'으로 대표되는 굿타임 경영은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품질,혜택을 제공하려는 기업 의지를 실천하는 밑바탕을 이뤘다는 평가다. KT 사장에 오른 뒤 밝힌 원더(Wonder) 경영 역시 고객 만족에 초점을 맞췄다. 내부 고객(직원)과 외부 고객(소비자)을 모두 중시해 최고의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소비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을 내부 고객 차원으로 끌어올린 점은 이채롭다는 평가다. 남 사장은 직원들이 신나야 최고의 품질이 나온다는 점을 강조한다. 복잡한 기술이 들어가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하자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직원들이 한 몸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