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여파로 계란값이 열흘 새 10% 떨어져 양계 농가를 어렵게 하고 있다. 닭고기 가격도 작년 10월 평균 가격과 비교해 '반토막'으로 급락한 상황에서 좀처럼 회복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16일 농협에 따르면 특란 10개의 산지 평균 가격은 14일 814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4일 908원에 비해 10.3% 내린 것은 물론 9월 평균값(1247원) 대비 35% 급락한 수치다. 닭고기 전문 생산업체인 체리부로의 김인식 대표는 "작년에 계란 한 개당 150원까지 치솟을 정도로 최근 몇 년간 시세가 좋아 공급량이 크게 증가한 데다 조류 독감 공포로 소비가 줄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닭고기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14일 현재 육계 1㎏의 산지 가격은 조류 독감 파동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1월(590원) 이래 최저 가격 수준인 925원으로 떨어졌다. 김성호 농협 축산유통부 차장은 "닭고기나 계란 가격의 하락은 지난 9월 육계 사육두수가 6600만두로 전년 대비 38% 증가할 정도로 공급량이 급증한 탓"이라며 "여기에 조류 독감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가격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대형 생닭 생산업체들이 10월 들어 사육두수를 줄이기 시작했고 조류 독감 발생 가능성이 전해진 이후로는 이 같은 추세가 더 강화됐다"면서 "2003년 12월과 같은 '대재앙'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