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전산직 김해랑씨(가명·42)는 지난 6월 초 넥타이를 풀어버린 뒤 지금까지 노타이 패션을 유지하고 있다. 처음엔 사무실 체감온도를 2도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는 만큼 타이를 매지 말고 다니자는 정부 캠페인 때문에 노타이로 출근했다. 몇 개월째 넥타이를 멀리하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김씨는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지면 다시 매는 게 에너지 절약이라지만 편안한 맛을 버리기가 쉽지 않았다"며 "노타이는 결례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퍼져서 그런지 계속 매지 않는 동료들이 많다"고 말했다. 여름철 반짝 유행에 그칠 것으로 봤던 노타이 패션이 초가을까지 수명을 이어가고 있다. 우선 편안한 데다 '넥타이를 푸니 생각까지 자유로워지더라'는 느낌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상층 직장인과 공무원이 주로 애용하는 중·저가 넥타이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전국 75개 점포의 넥타이 판매액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6월(신장률 0%)과 7월(신장률 2%)에는 큰 변동이 없다가 8월과 9월에는 각각 4.6%,7.4% 하락했다. 가을상품의 성패를 가늠하는 9월의 매출 하락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 넥타이 담당 김효진 과장은 "2∼3년 전부터 와이셔츠가 포함된 넥타이 선물세트 매출이 매년 5%씩 떨어질 만큼 트렌드가 바뀌고 있어 매장구성 비중을 캐주얼이나 세미정장 쪽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관우·박동휘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