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코리아 아닌데…유동성만으론 버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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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14일 이후 2조4500억원어치를 팔았다.
특히 최근 15일(영업일 기준) 동안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모두 2조1400억원어치나 팔아치웠다.
이례적인 단기 매도 규모다.
증권사 해외영업 담당자들이 전하는 외국인 매도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한국 증시가 많이 올라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고 있고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고 있으며 △한국 기업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이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관련 대형 펀드에 자금이 22주째 들어오고 있지만,대부분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로 흘러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쉽게 말해 금리 인상 등으로 주식 비중을 낮추려는 펀드는 기왕이면 많이 오른 한국 증시에서 팔고,새로 주식을 사려는 펀드는 덜 오른 나라의 시장에서 매수하고 있는 셈이다.
◆급등한 지수가 부담
크리스 김 대우증권 국제영업부장은 "아시아 증시가 올 들어 평균 10% 올랐는데 한국 증시는 40%나 급등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쉬어 가자는 생각에서 이익을 실현하는 외국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홍콩에서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을 만나고 왔는데 여전히 한국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면서 "다만 금융주까지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은 향후 경기나 소비 부문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해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하봉주 우리투자증권 해외영업팀장은 "아직 '셀 코리아' 기미는 보이지 않고 단기적인 차익실현 과정으로 생각한다"며 "시장에 대한 기대감과 유동성의 힘으로 지수가 1200포인트까지 올라 당분간 실적을 확인하면서 완급을 조절하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최동철 굿모닝신한증권 국제영업부장도 "과거 외국인들이 하루 평균 1000억원 이상씩 공격적으로 순매수하던 시기와 비교해 보면 최근의 매도 움직임을 본격적인 매도 공세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당분간 조정 불가피할 듯
대형주 위주로 외국인들이 '팔자'에 나서고 있어 증시는 일정 기간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기수 CLSA증권 전무는 "3분기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어 상당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아니면 실적 장세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유동성만으로는 장을 버티기에 부족해 당분간 지수 조정과 기간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한국 등 아시아지역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당초 기대보다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외국인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조정 시기를 매수 기회로 보는 외국인들의 시각도 있어 조정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