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북한 갈등 돌파구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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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이 다음주부터 임직원들을 금강산과 평양에 잇따라 보낼 예정이어서 한동안 경색됐던 현대의 대북 관광사업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특히 최근 롯데관광이 개성 관광을 사실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봉조 통일부 차관도 12일 현대와 북측이 2000년 합의한 7대 사업 독점권의 효력은 유효하다고 밝힘에 따라 북측이 현대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대화 물꼬 다시 트이나
12일 현대그룹 등에 따르면 장환빈 현대아산 기획본부장은 다음주 금강산을 방문,북측 금강산 사업 주체인 금강산총회사 관계자들과 관광 정상화를 위한 협의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은 22~25일에도 평양을 방문해 백두산 시범관광에 대한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측은 "북측이 관광공사에 백두산 시범관광 협의를 제안해 왔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 "방문단에 실무 협상팀을 포함시켜 북측과 협의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측은 금강산관광 축소를 통보받은 지난 8월 말 이후 북측과의 대화 통로가 사실상 단절돼 고심해 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최근 "(북측이) 다가오지 않으려고 한다.
달라진 우리를 알아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답답함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 '현대 독점권은 유효'
현대와 북측의 대화 재개 움직임과 맞물려 정부가 양측이 합의했던 7대사업 독점권의 효력이 유효하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봉조 차관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합의 변경이 논의된 바 없기에 유효하다"며 "정부도 이런 당사자 간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사업자 간 합의인 만큼 정부나 국민을 귀속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사업자 간 합의를 존중하면서 국익과 관련된 당사자의 이익이 조화되는 방향에서 협력 사업을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북측의 롯데관광에 대한 개성관광 사업 제의와 관련,"이미 북측과 계약을 맺은 사업에 대해 북측이 다른 남측 사업자와 계약을 맺으려면 우리 법령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법령은 (대북 사업을) 질서 있게 추진해 분쟁과 갈등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그런 방향으로 추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듣기에 따라서는 북측이 기존 합의와 계약을 바탕으로 남측 기업과 추가 사업을 협의하길 바라는 정부의 기대감이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심기·류시훈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