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년후를 생각한다] (2) 바이오IT로 신산업 '잭팟' 터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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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최근 한 대담에서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등으로 10년은 먹고 살겠지만 그 다음이 문제'라는 한국의 차세대 먹거리 고민에 대해 '바이오 IT'를 권했다.
삼성 LG 등 세계적인 전자업체들이 일궈놓은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등이 주도하는 바이오 기술(BT)을 접목시켜 신산업을 창출하라는 얘기다.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한 황 교수가 "내가 꿈꾸는 것은 세포에 들어갈 수 있는 칩을 만드는 것"이라며 바이오 IT를 연구의 타깃으로 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관련 업계는 IT와 BT를 융합하면 새로운 산업의 '잭팟'을 터뜨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T-IT 융합기술 가능성 보인다
바이오IT 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바이오인포매틱스 바이오칩 생체인식 등 바이오 IT가 발달할수록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고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건강과 웰빙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 같은 바이오IT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비록 기초기술 분야에서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뒤지지만 IT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BT 분야에서도 황 교수가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와 동물 복제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만큼 IT와 BT에서 동시에 가능성을 보이는 나라도 드물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 산업기술그룹장은 "미래는 컨버전스 시대이고 융합 분야에서는 선발자의 이점이 커질 것으로 보여 적극적인 시장선점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NA 칩에서 가상 세포까지
바이오IT 연구는 국내든 해외든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제약회사들이 컴퓨터 모의 임상실험을 통해 신약 개발에서 실용화까지 걸리는 기간을 10년에서 4~5년으로 단축시킨 것이 전부라고 할 정도다.
지금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나 포스텍(옛 포항공대) 등 산·학·연이 대부분 질병진단용 유전자(DNA) 칩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바이오 IT에 대한 대기업의 참여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은 삼성종합기술원 고한성 박사팀이 바이오IT 연구를 진행 중이다.
LG는 LG화학을 중심으로 각종 융합기술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SK는 DNA 칩을 만드는 중소기업 인싸이토에 출자했고 CJ는 가상세포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
시스코 히타치 모토로라 인텔 애질런트 인피니언 IBM 후지쓰 등이 BT-IT 융합 분야에 적극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부 분야에서는 한국이 앞서 있어 전망이 밝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생물학과 생명공학의 산업화를 빠르게 진전시키려면 정부가 BT와 IT 융합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10년 후의 블루오션 선점하라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 이내에는 건강관리(Health Care) 분야를 중심으로 바이오 IT가 발달하고 이후에는 인공 장기,바이오 연료전지,DNA 컴퓨터 등 혁신적인 신개념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세계 바이오IT 시장 규모가 올해 317억달러에 달하고 2010년에는 735억달러,2015년에는 13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광형 KAIST 바이오시스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순수 BT 분야에서는 전반적으로 선진국에 뒤처져 있다"면서 "강점을 갖고 있는 IT를 기반으로 BT를 융합하는 바이오IT 시장에서 블루 오션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