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이 "개성관광을 논의하자"는 지난달 13일 북측의 제안에 대해 사업 참여를 적극 검토키로 했다. 최근 북측이 백두산 시범관광과 관련,관광공사만을 접촉한 데 이어 개성관광도 롯데측에 정식 제안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현대그룹의 대북관광사업 독점구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롯데,"사업 참여 적극 검토" 북측은 지난 8월 말 김기병 롯데관광 회장에게 개성관광 참여 의사를 구두로 타진한 데 이어 지난달 13일 팩스를 보내 "개성관광 논의를 위해 만나자"고 제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문서에서 북측은 "현대아산과 더 이상 개성관광 문제를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며 "필요하다면 이 내용을 공개해도 좋다"고 적시했다. 롯데관광은 지금까지는 현대측을 의식,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 개성관광 참여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관광 관계자는 "국제적 비즈니스 규범과 시장경제원리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대전제"라면서 "다시 연락해 오면 만나서 전향적으로 의논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개성관광 사업대가로 관광객 1인당 200달러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가격협상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독점권 우리에게 있는데…" 현대그룹은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다. 절반 규모로 축소된 금강산관광 정상화가 요원한 가운데 백두산관광 및 개성관광 사업에서 배제되는 듯한 징후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어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에서 (롯데관광에) 팩스를 보낸 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북측이 현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아산은 그러나 대북관광사업은 7대 독점권에 포함돼 있어 북측이 다른 기업과 단독으로 사업 추진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롯데관광이 북측과의 협의를 통해 정식으로 요청하면 관련 법령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