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같이 주식중개에만 치중하다 보니 '붕어빵 경영'이란 악평까지 들었던 증권사들이 발빠른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그룹 차원의 네트워크가 부족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블루오션 개척에 성공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교보(해외채권 주선) 한화(자산관리) 동양(채권 소매영업) 메리츠(파생상품 운용) 미래에셋(코스닥 IPO) 키움닷컴(온라인 주식거래) 등은 돋보이는 실적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들은 잇따른 합병으로 덩치 키우기가 한창인 증권업계에서 소수정예로 맞서며 블루오션을 개척,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교보증권은 올 들어 기업 해외증권발행 주선분야에서 2위보다 2배 이상 많은 실적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교보가 올 들어 발행을 맡은 해외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전체물량의 40%에 달한다. 대형사들이 5억~10억달러의 대규모 해외증권 발행시장에서 대형 투자은행들과 힘겹게 경쟁하는 사이에 2억달러 미만의 중소형시장을 집중 공략한 결과다. 한화증권은 삼성 우리투자 대우 한국 등 대형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산관리시장에 뛰어들었다. '콘체른'이란 브랜드를 앞세워 4개의 자산관리 전문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들의 평균 자산규모는 2000억원으로 일반 점포의 4배에 달해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영업을 시작한 지 갓 5년을 넘긴 키움닷컴증권은 온라인 위탁매매 시장에서 21개월째 선두다. 점유율은 14% 안팎으로 2위권과의 격차를 점차 벌리고 있다. 수수료를 대폭 낮추며 시장을 선점하는 차별화된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도 채권과 파생상품 매매부문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했다. 발빠르고 과감한 채권 소매영업과 선물옵션 서비스로 두 분야 공히 1위다. 투자위험이 높아 기관들도 접근하기 쉽지 않은 신용등급 BBB급 채권을 고수익을 무기로 일반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역발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