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림 블루,화이트 펄,플래티넘 실버….' 중후함을 내세워야 팔리는 국내 대형차 시장에서 밝은 색상을 내놓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모험'이었다. 하지만 르노삼성자동차는 자동차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미 다른 분야에선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지고 있는데 따른 변화가 감지됐던 터. 르노삼성은 대형차 SM7에 '색상 혁명'을 일으키기로 했다. 파스텔 톤의 화사한 대형차 시대가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기존 대형차에선 볼 수 없었던 '익스트림 블루'라는 연한 블루 톤의 색상은 마니아 층을 형성할 만큼 인기를 얻었다.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색상을 통해 블루오션을 창출한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SM7 구입자의 절반 이상이 화이트 펄 등 밝고 연한 색을 고르고 있다"며 "기존 대형차 구매자의 대부분이 검정색 계통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SM7이 대형차 시장의 색상 혁명을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의 차별화된 전략은 자동차 품질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2004년형 SM5에 처음 도입된 '방청 보증 정책'이 대표적인 예.이는 차량 표면에 생긴 부식은 3년,부식이 심화돼 차량 내부로 관통된 부식은 5년을 보증하는 제도로,부식 방지를 위해 '아연합금 코팅 강판'을 대폭 적용한데 따른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현재 르노삼성은 전 차종에 이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블루오션 전략은 판매 및 마케팅 분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2003년 5월 문을 연 이 회사의 경기 북일산지점은 지점장에서부터 영업사원에 이르기까지 여성 일색이다. '자동차 판매는 남성만의 영역'이란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것.'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오히려 자동차 세일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자동차 선택권이 남편에서 아내 중심으로 바뀌면서 북일산지점은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SM5 엉덩이 보기 캠페인'도 눈길을 끄는 르노삼성만의 고객만족 서비스다. 2001년 시작한 이 캠페인은 르노삼성의 전 임직원이 거리를 돌아다니는 SM5의 고장난 브레이크등 발견시 고객 콜센터에 차량번호를 알려줘 무상 수리토록 해주는 제도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엉덩이 보기 캠페인은 '기습 서비스'로 고객 감동을 극대화하는 신개념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르노삼성만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블루오션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