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35.나이키골프)가 3년만에 미국프 로골프(PGA)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최경주는 3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의 포리스트오크스골 프장(파72.7천311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크라이슬러클래식(총상금 46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4라운드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정상에 올랐다.


마루야마 시게키(일본)가 5언더파 67타를 치며 따라 붙었지만 최경주는 경기 내 내 선두를 달린 끝에 2타차 완승을 거뒀다.


지난 2002년 컴팩클래식과 탬파베이클래식 등 2차례 우승을 일궈낸 이후 3년 만에 생애 3번째 우승컵.

올들어 6차례나 컷오프되고 '톱10'에 단 2차례 그치는 등 다소 부진했던 최경주는 이로써 그동안 슬럼프를 한방에 날려버리며 세계 정상급 선수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우승상금 90만달러를 받은 최경주는 시즌 상금을 171만9천374달러로 늘렸고 2006년과 2007년 투어 카드를 확보, 7년 연속 PGA 투어 정규 멤버로 활동하게 됐다.


시즌 상금랭킹 87위에 처져 있던 최경주는 33위로 껑충 뛰어 오르며 연말 상금랭킹 30위 이내 선수만 출전하는 'PGA 투어 올스타전' 격인 투어챔피언십 출전 가능성이 한결 높아졌다.


지금까지 PGA 투어에서 최경주가 수령한 최고액 상금을 챙긴 최경주는 통산 상금이 910만7천791달러에 이르러 빠르면 올해 안에 1천만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1라운드 2타차 2위에서 2라운드 1타차 2위, 그리고 3라운드에서 공동선두 등 내내 선두권을 달린 최경주는 이날 1번홀부터 4번홀까지 줄버디를 뽑아내며 기세를 올렸고 공동선두로 동반 플레이를 펼친 DJ 트라한(미국)이 초반부터 무너진 덕에 나홀로 선두를 질주했다.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5번홀(파4) 보기를 6번홀(파4) 버디로 곧바로 만회했지만 9번홀(파5) 버디로 줄인 1타를 10번홀(파4) 3퍼트 보기로 다시 잃어버려 마루야마에게 2타 차이로 쫓겼다.


그러나 12번홀(파3)에서 최경주는 장기인 벙커샷 실력을 앞세워 전기를 마련했다.


티샷이 짧아 그린 옆 벙커에 볼을 빠트려 위기를 맞았지만 벙커에서 걷어낸 볼은 그린에 떨어져 3m 가량 굴러 컵에 빨려 들어갔다.


여유를 찾은 최경주는 13번홀(파5)에서 가볍게 버디를 보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린을 놓친 17번홀(파3.230야드)에서 무사히 파를 지켜 2타차 선두라는 여유 속에 18번홀을 맞은 최경주는 8m 버디 퍼트가 홀을 1.5m 가량 지나갔지만 파퍼트를 집어넣고 환호했다.


바로 앞조에서 경기를 치른 마루야마는 15번홀(파4) 버디에 이어 18번홀(파4)에서 벙커샷 버디를 추가했지만 2타차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최경주와 마루야마가 1, 2위를 나눠가지면서 PGA 투어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출신 선수가 우승과 준우승을 나란히 차지하는 진기록도 탄생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경주는 드라이브샷 페어웨이 적중률(83.9%)과 홀당 퍼트수(1.618개)에서 1위를 차지했고 아이언샷 정확도도 76.4%에 이르러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특히 그동안 최경주를 괴롭혀왔던 퍼팅 난조는 씻은 듯이 사라져 앞으로 승수 추가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날 최경주가 기록한 22언더파 266타는 PGA에 진출한 이후 72홀 최소타 기록이며 99년 예스퍼 파르네빅(스웨덴)이 세운 대회 최소타 기록에 단 1타 모자라는 성적.


최경주는 "후배 위창수가 연습 라운드 때 퍼팅에 대해 조언해준 것을 계기로 지난 2002년 우승 때 감각을 되찾았다"고 소개하고 "팬들에게 조금만 기다려주면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늘 말씀드렸는데 생각보다 빨리 승전보를 올려 기쁘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오는 7일부터 4일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총상금 700만달러짜리 초특급 대회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13일 개막하는 신한동해오픈 출전을 위해 금의환향한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지역 교민들이 응원 문구를 적은 종이를 들고 최경주를 열렬히 응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