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5·나이키골프)가 개천절 아침에 승전보를 전해왔다.


3년 만의 우승도 '낭보'였지만,올해의 '침체'를 한 방에 날려버린 것이어서 더 통쾌했다.


미국PGA투어 크라이슬러클래식(총상금 460만달러) 첫날과 둘째날 2위를 달리며 기회를 엿보던 최경주는 셋째날 공동선두에 오른 뒤 침착한 경기운영으로 우승까지 내달았다.


지난 2000년 미국PGA투어에 진출한 최경주의 우승은 2002년 콤팩클래식과 탬파베이클래식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최경주는 최근 두 대회를 포함,올 들어 이 대회전까지 여섯 차례나 커트탈락하고 '톱10'에는 단 두 차례 들 정도로 부진했었다.


상금랭킹이 80위권을 맴돌아 '슬럼프'에 빠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최경주는 특유의 뒷심으로 그동안의 부진을 일거에 씻어내면서 세계 정상급 선수임을 다시 입증했다.


우승상금으로 생애 최고액(90만달러)을 받은 최경주는 시즌 상금을 171만9374달러로 늘렸다.


상금랭킹이 지난주 87위에서 33위로 54계단이나 껑충 뛰어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2007년까지 투어카드를 확보,7년 연속 미PGA투어 정규 멤버로 활동하게 됐다.


투어 통산 상금도 910만7791달러(랭킹 60위)에 달해 이르면 올해 안에 1000만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3라운드에서 공동선두에 나서며 우승을 기대케 했던 최경주는 3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포리스트오크스CC(파72)에서 속개된 대회 4라운드에서 초반 '4연속 버디'를 잡고 일찌감치 2위권과의 간격을 벌렸다.


1번홀에서 5.1m 버디를 잡은 최경주는 4번홀까지 '버디 행진'을 벌이며 마루야마에게 4타 앞서나갔다.


전반에 5타를 줄였으나 10번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해 2타차까지 추격당했다.


특히 12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벙커에 빠져 위기를 맞는 듯했다.


최경주는 그러나 '샌드샷의 명수'답게 그 벙커샷을 바로 홀에 집어넣어 버디로 연결하며 승부의 추를 돌려놓았다.


최경주는 최종일 6언더파(버디8 보기2)를 비롯 유일하게 4일 내내 60타대 스코어를 냈다.


최경주는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샷 페어웨이적중률(83.9%)과 홀당 퍼트수(1.618개)에서 1위를 차지했고 아이언샷 정확도도 76.4%에 이르러 흠잡을 데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22언더파 266타는 최경주가 미PGA투어에 진출한 후 자신의 '72홀 최소타'이며 대회 최소타에 1타 뒤지는 기록이다.


최경주는 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하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에 참가한 뒤 13일 개막하는 신한동해오픈 출전을 위해 귀국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