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갖다대기만 하세요...결제 끝"..연말부터 이통3사 호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직장인 A씨는 마그네틱 카드로 된 신용카드를 쓸 때마다 불안하다.
결제용지에 사인을 하지만 가맹점포에서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남들이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카드를 훔쳐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실수로 지갑을 잃어버려도 큰일이다.
마그네틱 신용카드는 정말 미덥지 않은 결제수단이라고 A씨는 생각했다.
그러던 A씨는 최근 이동통신 3사가'모바일 신용카드 결제'서비스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단번에 신용카드 회사로 찾아가 IC칩을 발급받았다.
휴대폰도 금융칩을 넣을 수 있는 모바일 뱅킹폰으로 바꿨다.
이 칩이 들어간 뒤로 A씨의 지갑은 한결 얇아졌다.
신용카드 1장이 칩형태로 바뀌어 휴대폰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주유소나 백화점 외식업소를 가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휴대폰을 데이터 리더(동글)에 대면 결제 끝이다.
휴대폰을 잃어버려도 큰 걱정이 없다.
비밀번호를 눌러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비밀번호를 모르는 한 휴대폰으로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없다.
신용카드 회사에 찾아가 칩을 분실했다고 신고하고 다시 재발급받으면 그만이다.
비밀번호만 제대로 관리한다면 최소한 신용카드 칩을 잃어버려서 낭패를 보는 경우는 없는 셈이다.
A씨처럼 휴대폰으로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를 하는 사람이 연말부터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가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시스템이 오는 12월께부터 호환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가입자 구분 없이 누구나 주유소 백화점 편의점 외식업소 등 전국 56만개 가맹점에서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적외선 방식인 현행 모바일 결제시스템도 주파수방식으로 업그레이드돼 현행보다 훨씬 편리해진다.
현재 주유소 외식업소 등에 설치돼 있는 데이터 리더는 적외선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결제 절차가 복잡할 뿐 아니라 3사 간 호환이 되지 않아 이용이 부진한 실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행 방식은 결제 버튼을 누르고 메뉴에서 신용카드를 선택하는 등 3~4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주파수 방식은 교통카드처럼 휴대폰을 리더에 대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별도의 할인카드 없이도 자동으로 할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주파수 방식은 세계 유명 신용카드회사들이 채택하는 방식이다.
비자카드와 마스타카드는 주파수 방식의 신용카드(웨이브,페이패스)를 오는 12월께 내놓을 예정이다.
뿐만 아니다.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는 가맹점 점포수도 크게 늘어난다.
이동통신 3사는 모바일 결제시스템의 호환을 계기로 그동안 개별적으로 구축해온 가맹점 점포수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현재는 점포수가 56만개이지만 내년부터는 더욱더 많은 점포에서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휴대폰 모바일 결제는 단순한 휴대폰 결제와는 다르다.
휴대폰 결제는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물건을 살 때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고 문자메시지로 인증번호를 부여받아 이를 입력하면 휴대폰 이용요금과 함께 대금이 청구된다.
그러나 모바일 결제는 신용카드와 똑같다.
휴대폰 이용요금에 덧붙여 요금이 청구되지 않고 신용카드 결제요금으로 청구된다.
신용카드가 휴대폰 안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