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중 독립적인 신도회관을 꼭 마련할 계획입니다. 회관 내에 상설교육기관도 만들 생각이고요."


대한불교조계종 1000만 신도를 아우르는 중앙신도회의 사상 첫 여성 회장으로 취임한 김의정 회장(64)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신도회관 마련을 유난히 강조했다.


건물을 새로 구입하거나 지금 쓰고 있는 빌딩을 신도회관 전용으로 리모델링하는 방안 등 구체적인 계획까지 내놨다.


"신도회관 마련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염원이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그 뜻을 실현할 기회가 제게 찾아온 것이지요."


김 회장의 어머니는 궁중 다례와 초의 선사의 다도를 계승해 '명원 다례법'으로 정리한 명원(茗園) 김미희 여사.아버지는 쌍용그룹 창업자인 고 김성곤 회장으로 김 회장은 그의 둘째 딸이다.


"어머니는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는 대로 스님이나 신부님께 드리고 절에 불사가 있으면 아낌없이 시주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기록을 남긴 것도 없고 해서 잘 알려지진 않았지요. 집안 식구 생각은 하지 않고 너무 퍼준다 싶어 서운하기도 했는데 나이 들면서 제가 어머니를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김 회장은 앞으로 신도회관 마련뿐만 아니라 강화 지역에 신도회 연수원 건립,종단 교육·포교사업 강화,복지문화위원회 설립 등 굵직한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대북 지원도 그 중 하나.


해마다 남북불교도 합동법회를 열고 동내의류와 양초,밀가루 등을 보내면서 개성에 합작공장을 짓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명원문화재단 이사장인 김 회장은 이화여대 음대와 미국 오클라호마대학을 나왔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7호 궁중다례의식 보유자로 한국 차문화 복원에 앞장서 왔고 만해사상실천선양회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