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건과 상황이 무르익으면 언제든지 지방은행 인수에 나설 수 있습니다."


한국상호저축은행의 홍석표 사장은 "최근 추진하던 제주은행 인수건은 일단 접었지만 지방은행 인수계획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며 "저축은행은 규모가 커지면 영업 범위의 한계가 분명해져 확대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설령 지방은행 인수가 당장 힘들더라도 동일인 여신한도 확대 등 저축은행의 활성화를 위한 법령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은행 수준의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저축은행이 이처럼 '은행'으로 도약을 꿈꾸는 것은 덩치와 순익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선도 저축은행으로 자리잡았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홍 사장 취임 후 지난 3년간 한국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59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3년 연속 매년 100억원대가 넘는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 회계연도(2004년 7월~2005년 6월) 순이익은 350억원에 달했다.


계열사인 진흥저축은행과 경기저축은행까지 합하면 자산규모로 업계 1위,순이익 규모는 비상장사인 부산저축은행에 이어 두번째다.


6차례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도 6월 말 현재 12.28%까지 끌어올렸다.


홍 사장은 "동일인 여신한도가 풀려 자기자본의 20%까지 대출이 가능해지면 계열3사가 연계해 일시에 대출할 수 있는 한도가 현재의 17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확대된다"며 "최근 계열사인 진흥저축은행이 400억원의 증자를 한 것도 이 같은 영업환경 변화에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사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에 대해 "기존 담보대출 위주의 영업방식을 고집하기 어렵게 됐다"며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주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실적에 대해선 "현재 여신 평균잔액이 1조2000억원으로 리스크 관리만 잘해도 지난해 정도의 이익을 낼수 있을 것"이라며 "1분기(7~9월) 순이익은 작년 동기 60억원보다 다소 늘어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저축은행의 주가는 지난 1년새 실적호전을 배경으로 70% 올랐다.


1년 전 5800원이던 주가는 21일 9760원까지 올라 1만원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홍 사장은 이에 대해 손익규모나 안정적인 재무상황,영업기반 등을 고려할 때 아직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6월 말 현재 주당순자산은 1만5776원"이라며 "지방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약간 넘는데 보수적으로 0.8배를 적용하더라도 주가는 1만2000원은 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당정책과 관련,"과거 3년간 액면가(5000원)의 15%,10%,10% 배당을 해왔는데 앞으로도 10% 이상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