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M&A전쟁, 재계 재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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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재계에는 IMF 외환위기 직후 한차례 대형 M&A 바람이 불었던 것에 이어 또다시 대형 M&A 매물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들이 M&A 시장에 나와 있고, 이에 따라 재계에는 또 어떤 변동이 있게 될지 자세한 내용과 전망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조성진 기자, 우선 어떤 기업들이 M&A 시장에 나와 있습니까?
기자))
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초대형 기업들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그룹이 해체되다시피 했던 옛 대우와 쌍용, 현대 계열사들, 그리고 은행과 카드회사 등 20여 개 회사들이 그것입니다.
이렇게 큼직큼직한 대형 회사들이 한꺼번에 M&A시장에 나와 있어 전쟁을 방불케 합니다.
최근 진로나 대우종합기계, 인천정유 등의 M&A가 성사되기는 했지만, 최근의 M&A 전쟁은 하이닉스반도체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닉스 반도체가 예상했던 것 보다 1년 반 가량이나 워크아웃 졸업이 빠르게 진행돼 이제 본격 M&A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다른 기업들도 매각이 앞당겨졌다고 산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늦어도 올해 11월까지는 지분의 22.8%를 국내외에 매각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하이닉스를 필두로 M&A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을 살펴보면, 크게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등 옛 대우 계열사와 현대건설 등 옛 현대 계열사, 쌍용건설과 ㈜쌍용 등 옛 쌍용 계열사, 외환은행과 LG카드 등 금융회사로 나뉘어집니다.
이들 기업에 대한 M&A시장을 산업계에서는 대략 50조 원 정도의 규모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선 외환위기 당시 M&A 시장과 이번 M&A시장의 상황은 좀 다른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맞게 보셨습니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시기가 시기였던 만큼 M&A 시장에 나왔던 매물들은 대개 부실기업의 꼬리를 달았던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매우 달라졌습니다.
M&A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들 자체가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워크아웃 등의 어려운 고비를 넘고 경영환경이 호전된 기업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기업들이 어떤 기업으로 넘어가느냐에 따라서는 상당한 재계의 순위 변동까지 예상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산업계에서는 이번 M&A 매물들에 대해 상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M&A의 주체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M&A에서는 외국 자본들이 주도적으로 나섰다면, 이번 M&A 시장에서는 일단 국내 자본의 주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이는 외환위기 때는 부실채권 정리 차원에서 빨리 매각하려는 경향이 강했지만 지금 현재 매각 대상으로 나온 일부 기업들이 국가 전략산업에 속해 있기 때문에 외국에 넘어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 것이 그 이유입니다.
앵커))
그렇지만 이런 M&A건들이 제대로 계약으로 이루어지기까지는 많은 문제점들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기자))
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매물들의 가격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M&A 시장에 나온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꾸준한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 수익성이 호전되면서 상당히 개선된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싼 가격에 나왔던 매물들의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왠만한 기업들은 이들 기업들에 대한 인수를 주저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례를 들어 D램 가격의 하락 등으로 한동안 엄청난 적자를 안고 허덕이던 하이닉스만 해도 최근에는 엄청난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한마디로 미운오리새끼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바뀐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하이닉스 지분의 인수가격은 10조원대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금액이 크다 보니 어느 기업도 선뜻 나서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일부 자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서 한국 기업들을 어디에는 팔아서는 안 된다는 식의 여론이 나와 해당 기업들을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앞서도 잠시 말씀드린 것처럼 외환 위기 이후에는 정부가 나서서 조속한 M&A 매물 매각을 위해 외국자본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M&A가 성사되더라도 늘 헐값 매각 논쟁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어 해외 자본들은 최근 역차별을 당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투기세력으로 몰려 소외당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동안 외국 자본들의 부정적인 요소가 많이 부각되었던 점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결국 상당한 자본력을 지닌 외국 자본들의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며, 대형 M&A의 성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결론적으로 이번 M&A 전쟁은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을 좀 해 주시죠.
기자))
워낙 굵직굵직한 회사들이 나와 있어, 어떤 기업이 어떤 기업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재계의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는 전면에 드러나는 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M&A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로는 GS그룹과 군인공제회 등이 있습니다.
GS그룹은 2010년 재계 5위 진입을 목표로 내세운 만큼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M&A에 뛰어들 수 밖에 없고, 군인공제회의 경우에는 워낙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M&A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도 일부 국내 사모펀드도 M&A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현재의 매물들이 워낙 커 단일 기업의 인수보다는 몇 개 회사가 공동으로 인수하는 컨소시엄 형태의 공개입찰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권 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들 매물 기업들의 매각 가격은 시장 예측과 인수 의지에 따라서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빠르면 올 연말, 그리고 내년까지 진행되는 대형 기업들의 M&A 현황, 특히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