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신차 개발기간을 18개월로 단축,일본의 도요타자동차를 따라잡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다음 달 남양연구소 내에 시제품을 제작하고 테스트하는 파일럿공장을 추가로 완공할 예정이다.
파일럿공장이 2개로 늘어나면 현재 25개월인 신차 개발 기간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하고 있다.
◆"도요타를 따라잡는다"
자동차업체의 신차 개발 기간은 경쟁력을 재는 척도.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경쟁업체들보다 재빠르게 신차를 시장에 내놓으면 승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
각 업체들이 개발기간 단축에 매달리는 이유다.
현대차는 다음 달 파일럿 2공장이 완공되면 신차 개발기간을 도요타 수준인 18개월로 단축시킨다는 목표를 훨씬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일럿 공장에서는 신차의 생산라인을 실제와 똑같이 재현해놓고 라인 배치와 작업 방식,작업 효율성,품질 등을 미리 테스트해보고 개선점을 찾아낸다.
차량 설계자는 물론 작업반장 등 현장인력까지 불러다 놓고 미리 실습을 해보기 때문에 작업 효율성과 품질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파일럿 공장이 아닌 실제 공장의 생산 라인에서 이 작업을 할 경우 라인을 세워야 한다"면서 "2003년 완공된 파일럿 1공장은 규모가 작아 생산라인을 제대로 재현하기 힘들었으나 2공장은 규모가 훨씬 커져 이런 제약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파일럿 2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이미 개발작업에 들어간 신차들의 개발기간도 22개월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1~2년 안에 개발 기간을 18개월로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현대차가 신차 개발에 착수,출시하는 데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25개월.95년 아반떼를 개발하는 데는 꼬박 60개월(5년)이 걸렸지만 99년 나온 구형 베르나와 트라제XG,싼타페는 개발 기간이 27개월로 줄었다.
지난해 선보인 투싼과 쏘나타,이날 보도발표회를 가진 신형 베르나는 25개월 만에 탄생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GM 포드 등 미국 업체들의 신차 개발 기간은 34~38개월 수준이다.
◆'불량률 제로'에 도전
파일럿공장은 정몽구 현대·
기아차 회장의 품질경영 의지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곳이다.
정 회장의 품질경영 원리는 이렇다.
"초기 개발단계에서 고치면 비용이 1이면 되는데 양산하는 도중에 고치면 비용이 10이 든다.
이미 판매한 차를 애프터서비스나 리콜을 통해 고쳐주면 비용이 100이 들게 된다.
그래서 개발단계에서 모든 문제를 걸러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신차 개발 기간이 대폭 앞당겨지면 개발비 절감과 판매 증대는 물론 경쟁력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M이 몰락한 것도 경쟁업체에 비해 신차 개발 기간이 늦었기 때문"이라며 "신차 개발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면 그동안 소비자의 취향이나 트렌드가 달라져 초기 디자인 등을 바꿔야 하는 만큼 비용이 추가로 들게 되고 출시 타이밍도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