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8월 물가상승률 발표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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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나의 피해가 엄청나지만 뉴욕 증시는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지난주 초 뉴욕 월가의 한 펀드매니저가 반농담 삼아 한 얘기다.
이 전망이 적중한 걸까.
지난주 뉴욕증시는 카트리나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탔다.
다우지수는 10,678.56으로 마감,한 주 동안 2.2% 올랐다.
S&P500지수는 1.9% 뛰었다.
지난 2001년 6월 이후 최대의 주간 오름폭이다.
나스닥지수도 1.6% 상승했다.
이처럼 주가가 선전한 것은 바로 유가 덕분.
지난달 말 배럴당 70달러를 넘었던 유가는 지난 주말 64.08달러로 하락했다.
여기에 카트리나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RFB)가 당분간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게 작용했다.
이번 주에도 유가와 금리가 변수가 될 것이란 점에서 상황은 비슷하다.
유가 움직임을 역시 주목해야 한다.
전략 비축유 방출 등으로 유가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멕시코만 연안의 석유 관련 시설이 복구되지 않은 탓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엔 특히 인플레이션 동향이 관심을 모은다.
그동안 고유가가 다른 물건값 상승을 유발,전체적으로 물가가 올랐는지를 알 수 있는 8월 물가상승률이 이번 주 발표된다.
생산자물가 상승률(PPI)은 13일(현지시간),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은 15일 나온다.
만일 월가의 전망치(생산자물가 0.7%,소비자물가 0.5%)보다 높게 나온다면 증시는 움츠러들 공산이 크다.
오는 20일 예정된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무너질 수 있어서다.
특히 FRB 관계자들이 카트리나의 엄청난 피해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보이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물가상승률이 기대치보다 높으면 금리인상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예상치와 부합할 경우 금리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져 주가는 지난주의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S&P의 투자전략가인 샘 스토벌은 "그동안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었지만 기름값이 오르고 루이지애나항의 운영이 정상화되지 않은 만큼 다른 상품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미 북동부 지역의 제조업 동향을 보여주는 9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와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지수가 15일 발표된다.
오는 16일 발표될 미시간대의 9월 소비자태도지수도 주목해야 할 듯하다.
또 14일 나올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실적 등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