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한국 증시 저평가)는 더 이상 없다.' 18년간 계속된 박스권 장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종합주가지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배 구조와 회계 기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됐고 기업과 시장 내부 규율도 눈에 띄게 강화돼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북한과 대치 중이라는 컨트리 리스크를 의미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불투명한 지배구조 및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회계 처리가 더 큰 문제였다.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꺼린 것도 기업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본격적으로 해소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미국에서조차 존폐 문제가 떠오른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까지 도입해 투명성 확보 의지를 이미 확인시켜 줬다. 또 사외이사 제도가 보편화되고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주 중시 경영이 뿌리 내리면서 작년 현금배당 총액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하며 2001년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다. 임석정 JP모건 서울지점 대표는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황성호 PCA투자신탁운용 사장은 "한국 시장이 마침내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선진 시장으로 새로 태어나는 일대 전환기에 처해 있다"고 평가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