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의 수도 블라티슬라바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가량에 위치한 갈란타. 기자가 방문한 이 지역은 한국의 여느 농촌 처럼 전원적인 풍경 속에 머물고 있는 조그만 소도시의 전형입니다. 그러나 2002년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법인이 들어서면서 이 지역의 모습은 변화의 물결을 경험해 가고 있습니다. 휴가철이 거의 마무리된 8월말 삼성전자 갈란타 공장. 이곳 생산라인에서는 한국에 자리한 생산 공장과 마찬가지로 LCD TV와 PDP TV, 프린터 등이 쉴새없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제품들을 조립중인 직원들이 금발과 벽안의 현지인들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주재원을 제외하고 전원 현지인들로 구성된 직원들은 분업화된 라인을 따라 두 줄로 늘어서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해 내고 있습니다. 나사를 조이고, 화면 검사를 하고, 케이스를 씌우고, 포장을 하는 등 이들의 바쁜 손놀림은 한국의 여느 TV 생산라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고등학교 이상을 졸업한 고급 인력들로 대체로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것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립 라인에서 근무하는 토호바 마그달레나라는 현지 여성은 "근무조건이나 여건 등이 이전에 일하던 직장보다 훨씬 나아졌다"며 "자신이 식당에서 일하는 남편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 생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이처럼 3천명에 가까운 현지인을 채용하고 있는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현지법인은 2002년 설립돼 유럽 전역에 PDP TV, LCD TV, 모니터 등의 공급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12개 라인에서 월100만대 생산이 가능한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법인은 올해 생산 700만대에 매출 20억달러 공헌이익 2억6천만달러를 목표로 세웠습니다. 6천만달러 정도인 전체 투자금은 이미 올해 6월을 기준으로 150%의 자본회수율을 보일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나타냈습니다. 이처럼 삼성전자 유럽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슬로바키아 법인은 또한 별다른 산업이 없었던 갈란타 지역의 고용창출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때문에 이미 삼성전자는 현지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 중 하나가 됐습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삼성전자는 혹시 이질감을 가질 수도 있는 현지인들과의 벽을 허물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설립 때부터 현지에서 실시해온 '갈란타 데이'행사에는 삼성전자 직원들은 물론 현지 주민들까지도 참여를 유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현지 직원들의 자녀를 회사에 초청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삼성전자 직원으로서의 자긍심도 높이고 있습니다. 공장 내부 한켠에는 현지 직원 자녀들의 그림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고사리 손으로 삐뚤삐뚤 그린 커다란 TV 위에 선명히 드러난 삼성전자의 로고며 태극기. 이 그림들은 공장을 방문한 후 아이들이 받았던 삼성과 한국에 대한 감정을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법인은 이처럼 현지 직원들의 자녀까지도 함께 아우르며, 현지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회사로 커나가고 있습니다. 현지 법인 이재규 차장은 "이 공장의 설립으로 슬로바키아의 주민들은 물론 수상까지도 감사의 뜻을 전해 온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현지인들과의 철저한 동화 전략은 삼성전자가 슬로바키아는 물론 유럽 전역에 빠르게 뿌리내릴 수 있있던 원동력이 됐습니다. 슬로바키아 갈란타에서 와우TV 뉴스 조성진입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