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31일 미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관련, 피해복구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 인터넷판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비상대책 회의를 주재한 뒤 가진 연설에서 이번 피해에 대해 "역사상 가장 최악의 국가 재난 중 하나"로 규정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피해 지역주민들에게 "국가는 여러분과 함께 있다"며 "우리는 여러분들을 돕기 위해 모든 힘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와이오밍에 있는 딕 체니 부통령과 워싱턴, 뉴올리언스의 관리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슈퍼돔 이재민 대피 계획, 뉴올리언스에서 무너진 둑 복구 문제, 치안 확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스콧 매클랠런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우선 인명구조 활동에 초점을 맞춘 뒤 이재민 수천명을 위한 장기 계획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휴가 일정을 단축하고 백악관으로 귀환하는 도중 1호기를 타고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앨라배마 상공을 저공 비행하며 피해상황을 직접 살펴봤다. 매클랠런 대변인은 피해상황을 목격한 부시 대통령이 "처참하다"면서 "지상에서는 두 배로 처참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9월2일이나 3일 부시 대통령이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를 방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카트리나 피해 지원에 필요한 연방자금 규모가 3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의회에 피해 보상을 위해 추가 예산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구호활동을 위해 함정과 헬기, 전문가들을 피해현장에 파견했다고 관리들이 31일 말했다. 미 북부사령부는 병원과 헬기 6대를 실은 순양함 바탄호가 텍사스를 출발해 루이지애나로 가고 있으며 이오 지마, 쉐레브포트, 토르쿠가 등 순양함 3척과 물자수송선 악틱호가 5일안에 루이지애나 해안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출발한 병원선 컴포트호는 7일 안에 피해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며 이밖에 연방비상관리청(FEMA)의 활동을 돕기 위해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에 헬기 10대가 지원됐다. 국방부 관리들은 또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주정부가 치안유지와 구조작업을 돕기 위해 국가방위군 1만명에 대해 추가로 동원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