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초가을이다.
연중 골프 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구력은 늘어가는데 도무지 스코어향상이 안되는 골퍼들에게는 가을이 와도 별 느낌이 없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금세 도달할수 있을 것 같던 '80타대 벽'이 왜 그렇게 높은 것일까.
뭔가 획기적인 변화 없이는 스코어가 더이상 나아질 성싶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결심'을 해야 할 때다.
독한 마음을 먹고,다음 다섯가지 중 하나만이라도 철저히 지켜보자.
▣그린 주위에선 길게 치라
무수히 들어보았을 것 같은 말이다.
여기서는 '장타'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린을 향해 날리는 샷,그린에서 하는 샷을 길게 치라는 얘기다.
파3홀에서 티샷할 때 볼이 홀을 지나갈 만큼 넉넉한 클럽을 선택한다.
그린 주위에서 하는 쇼트어프로치샷도 일단 볼이 홀을 지나게 친다는 자세로 샷을 한다.
퍼트도 99%는 볼이 홀을 지나게끔 쳐야 한다.
이것들은 힘이나 기량이 필요없다.
오직 마음만 굳게 먹으면 가능한 일이다.
이러면 드라이버샷은 비록 장타가 아닐지라도 승자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일찍 도착하라
매번 티오프시간에 임박해 골프장에 도착하고,헐레벌떡 첫 샷을 날리지 않는가.
이 가을엔 티오프시간 적어도 30분 전에,여유가 있으면 한 시간 전쯤 골프장에 도착해보라.
여유를 느낄수 있을 것이다.
서두르지 않아 마음이 편하고,잠깐이나마 몸을 풀수 있으며,그날의 전략도 떠오른다.
충분히 연습스윙을 한 뒤 첫홀 티잉그라운드에 오르면 평상시 하던대로 첫 티샷을 할수 있다.
연습그린에서 그 코스의 그린스피드를 파악해 두었기 때문에 첫 홀 그린에 올라가서도 당황하지 않게 된다.
▣'보기가 최선'인 홀도 있다
18개홀에서 모두 파를 하는 일은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때론 보기나 더블보기,심지어 트리플보기나 쿼드루플보기까지도 나온다.
골프는 '하이 스코어'를 적게 내는 골퍼가 승자가 된다.
몸이 덜 풀린 첫 홀이나 공략이 어려운 핸디캡 1,2번홀,티샷을 실수하거나 친 볼이 트러블에 빠질 경우 재빨리 목표를 '보기'로 하향조정하면 더블보기이상의 스코어는 피할 수 있다.
그런 홀에서 '보기'면 대성공이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보기'가 '파' 못지않게 소중할 때도 많다.
▣쉬울 때 더 집중하라
사람들은 잘 나갈 때 방심한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잘 될 때,쉽게 느낄 때 긴장이 풀어진다.
그러나 그럴 때 박차를 가해 놓지 않으면 후회하게 된다.
파에 비해 길이가 짧은 홀에 다다랐을 때,한 손으로 쳐도 들어갈 것 같은 짧은 퍼트를 남겨두었을 때,동반자들이 OB를 내거나 벙커에서 헤맬 때,스크래치로 맞붙은 동반자가 5타이상 뒤떨어질 때,드라이버샷이 잘 맞아 100야드 안팎의 어프로치샷을 남겨두었을 때 등엔 느슨해지게 마련.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집중해 스코어를 관리해두는것이 어려울 때를 대비하는 길이다.
▣꼭 맞는 클럽을 쓰라
마음에 들지 않는 클럽을 사용하는 것은 십중팔구 동반자나 캐디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동반자들은 아이언을 쓰는데' '캐디에게 멀리 있는 골프백에서 클럽을 가져오라고 하기가 미안해서' 등의 이유다.
경험상 마음에 들지 않는 클럽을 쓸 경우 그 샷은 성공보다 실패확률이 높다.
길이 150m의 파3홀에서 동반자가 아이언 티샷을 해도,자신은 우드 거리라면 눈치 볼 것 없이 우드로 티샷해야 한다.
골프카트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캐디에게 필요한 클럽을 갖다달라고 요구하는 '철면피'가 스코어는 더 잘 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