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요한 계시록' 비밀 숨가쁜 추적 '크림슨 리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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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닮은 인물이 혼수상태에 빠지고 예수의 12제자와 같은 이름의 인물들이 차례로 살해된다.
수도승 복장의 살인자들은 세 형사 니먼(장 르노)과 레다(브누와 마지멜),메리(카미유 나타)로부터 추적받는다.
올리비에 다한 감독의 '크림슨리버2'는 기독교의 이원론적 세계관에 근거해 종교와 수사를 결합한 스릴러다.
합리적 이성의 기반에서 악마와 신들림을 영적 환영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심리적 성향에 좌우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연쇄살인의 모티프는 종말론을 기록한 요한계시록 원본을 차지하려는 탐욕이다.
지식을 독점해 민중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중세 교회를 다뤘던 '장미의 이름'과 유사하다.
또한 악은 집단적인 성향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살인을 저지른 수도승들은 7명이며 그들은 나치즘 추종 세력과 연계돼 있다.
이런 플롯은 자율적이고 보편적인 집단 무의식에 따라 악이 생성된다고 주장했던 구스타프 융의 학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작품은 또 현대와 중세의 대결구도도 띠고 있다.
세 형사가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는 현대적인 캐릭터들이라면 수도승이나 악의 집단은 침묵의 카르텔에 지배되는 중세적인 캐릭터들이다.
특히 중심 공간인 수도원은 어둡고 음침하게 묘사돼 암흑시대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는 젊은 형사역의 브누와 마지멜이다.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여자 스승과의 이상한 관계에서 파생되는 혼란스런 감정을 연기해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마지멜이 이번에는 짧게 깎은 머리로 주저 없이 위험에 뛰어드는 저돌적인 형사역을 맡았다.
그러나 단서와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느슨하게 짜여져 있다.
적절한 복선을 배치하지 않고 범인의 정체를 밝혀내기 때문에 관객들이 추리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
9월1일 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