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자만 뽑는다.'
일본의 의류 소매업체인 이미지넷은 며칠 전 해발 3776m 후지산 꼭대기에서 신입사원 면접을 실시했다.
이날 20명의 지원자 중 정상 정복에 성공해 시험을 치른 사람은 불과 11명.응시자로선 취직하기 정말 힘들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하지만 가능하면 입맛에 맞는 사람을 골라내려는 회사의 고뇌 역시 만만치 않았음을 엿볼 수 있다.
국내 기업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쓸 만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인사 담당자들의 하소연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내로라하는 재원들을 채용해도 곧바로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크다.
특히 요즘처럼 불황의 골이 깊어 갈 때 반드시 필요한 게 국면 전환용 카드.
하지만 새로운 비즈니스로 매출을 늘리고 역동적인 기업 비전을 창출하는 소위 '체인지 리더'는 여전히 눈에 띄지 않는다.
'위대한 기업의 인재경영전략'(가와카미 신지 지음,정미란 옮김,지식나무)은 변혁의 리더를 꿈꾸는 사람,동시에 그런 능력의 소유자를 양성하려는 경영인들을 위한 책.
업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조직 외부와의 경쟁에 에너지를 쏟게 하고 사원 개개인이 내부관리를 책임지는 자기경영 등 성공 기업의 공통 전략이 숨어 있다.
큰 실적을 낸 직원에게 현재 정산형의 인센티브를 주느냐,아니면 미래 투자형의 승진을 시키느냐를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인재유출을 막는 성과제 운용법도 눈길을 끈다.
'학습성 무력감을 조심하라.자기 반대편에 먹이,중간에 유리판이 설치된 수조 속의 꼬치고기를 보라.
처음엔 먹이를 향해 돌진하지만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고 판단한 순간부터 모든 행동을 포기한다.
장애물을 제거해 줘도 변화는 없다.
일종의 무력감 상태다.
움직이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건강한 물고기를 넣어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기업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우수한 인재가 있어도 그 탁월함이 생산과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즉 개인 자체의 역량보다는 '능력이 성과로 이어지는가 아닌가'에 주목하고 있다.
208쪽,1만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