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투자유가증권 평가이익 가운데 계약자 계정에 계상하는 금액을 1년 전에 비해 2조원 이상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2004 회계연도(2004년 4월~2005년 3월) 사업보고서에서 총 6조5226억원에 이르는 투자유가증권 평가이익 가운데 3조912억원(47.4%)을 계약자 계정에 기재했다. 이는 2003 회계연도의 1조416억원(13.3%)에 비해 2조496억원 늘어난 규모다. 반면 자본 계정의 투자유가증권 평가이익은 2003년 6조7847억원(86.7%)에서 2004년 3조4314억원(52.6%)으로 3조3533억원 적게 계상했다. 이같이 계약자 계정의 평가이익이 대폭 늘고 자본 계정의 이익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금융감독위원회가 생보사 회계처리 기준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즉,투자유가증권 평가이익 배분기준을 종전 '총손익 기준'에서 투자유가증권 처분이익 배분기준과 같은 '해당연도 평균 책임준비금 기준'으로 변경한데 따른 것이다. 해당연도 평균 책임준비금 기준이란 매 회계연도 기초 책임준비금과 기말 책임준비금의 평균치를 내고 이를 토대로 평가이익을 계약자 계정과 자본계정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계약자 계정의 평가이익이 2조원 이상 증가했지만 계약자들이 그만큼 더 배당을 받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투자유가증권 평가이익은 재무제표상의 수치이지 계약자에게 당장 배분되는 이익은 아니다"라며 "다만 생보사 입장에서는 장부상 자본이 줄고 부채가 늘어나 기업가치가 떨어지는 부담을 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보험상품은 투신상품과 달라 평가이익이 급증하더라도 계약자들이 배당을 더 달라고 요구할 만한 제도적 근거가 없다"며 "늘어난 계약자 계정의 평가이익이 실제 배당되려면 생보사가 투자 유가증권을 처분,이익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2004 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서 투자유가증권 평가익 가운데 44.0%인 760억원을 계약자 계정에 계상했다. 이는 2003 회계연도 중 계약자 계정에 전체 평가익의 25.2%(476억원)를 계상했던데 비해 계약자 배분비중이 20%포인트 가까이 커진 것이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