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급 나노소자를 구현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박막 증착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오는 2010년 50억달러로 전망되는 이 분야의 세계시장 선점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양대 전형탁 교수팀은 기판에서 떨어진 곳에서 플라즈마를 발생시켜 기판에 특정 물질의 박막을 원자층 단위로 증착시키는 '원거리 플라즈마 원자층 증착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증착이란 기판 위에 소정의 물질을 박막 형태로 형성하는 공정으로 반도체 소자의 경우 증착,식각 공정 등을 반복하면서 실리콘 기판 위에 3차원 구조의 회로를 구현함으로써 만들어진다. 지난 70년대 초 핀란드에서 제안돼 꿈의 증착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원자층 증착기술(ALD)은 반응기체들을 번갈아 공급,기판 위에 한 원자층씩 흡착되도록 하는 첨단기술이다. 뛰어난 균일도의 극박막 증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나노급 반도체 제조의 필수적인 증착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ALD공정으로 여러 소재를 이용해 우수한 특성을 가진 박막을 형성했을 때 박막 증착시 이온에 의한 기판 및 박막 손상으로 박막의 특성이 나빠지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전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즈마 발생지역과 기판 사이의 간격을 기존 방식보다 멀리 떨어지게 함으로써 플라즈마 이온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기판과 박막의 손상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성과를 얻었다. 전 교수는 "실험결과 이 기술을 적용했을 때 기존 방식에 비해 박막의 전자 이동도가 5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ADL 시장은 2005년 7억3000만달러로 매년 100% 이상의 성장을 보여 2006년 15억달러,2010년에는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 응용물리학회지(APL) 8월호에 게재되는 등 다수의 국제학술저널에 게재됐으며 국제 특허 1건과 국내 특허 6건을 출원 중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