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미국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이오 최대 박람회인 '바이오 2005' 행사에는 한미약품(대표 민경윤)의 바이오 전시관이 마련됐다. 전시관에는 인간과립구콜로니자극인자(G-CSF) 제조 기술 등 한미약품의 단백질 의약품 생산기술이 소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국내 제약업체가 세계 최대 바이오 박람회에 전시관을 설치한다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외국 바이어들이 한미의 바이오 기술력에 큰 관심을 나타냈으며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미국 등 선진국과의 바이오 분야 연구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미는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통해 세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제약회사다. 특히 단백질 의약품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유감 없이 과시하고 있다. 지난 99년 세계 최초로 형질전환 흑염소 '메디'를 통해 인체 내 백혈구를 늘려주는 G-CSF를 생산해 업계를 놀라게 한 데 이어 2003년에는 서울대 한재용 교수팀과 공동으로 계란을 이용해 고가의 단백질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형질전환 닭의 제조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최근에는 G-CSF 개량체를 개발해 유럽에 특허를 등록했다. 한미는 산업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2007년께 차세대 G-CSF 후보물질인 'HM-10460A'의 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미는 개량 신약(제네릭 의약품) 개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미국 화이자의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를 개량한 신약 아모디핀을 개발한 데 이어 당뇨병 치료제 '그리메피드',고혈압 치료제 '페디핀24서방정'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다국적 제약사가 장악하던 전문 의약품 시장 판도를 뒤흔들었다. 한미는 현재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사의 항암 주사제 '탁솔'을 경구용으로 만든 '오락솔'에 대한 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는 단백질 의약품과 개량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세계적인 신약을 만들어 내기 위해 연구센터를 지난해 경기도 기흥으로 이전했다. 새로 마련한 연구센터는 지상 8층,연면적 3000평 규모로 국내 제약회사 중앙연구소로는 최대 규모다. 특히 모든 시스템이 자동으로 통제되는 첨단 인텔리전트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와 함께 160명인 연구센터의 인력을 올해 안에 200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한 연구개발비도 300억원으로 지난해의 250억원보다 50억원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매년 1∼2개의 대형 개량 신약을 개발하고 2010년까지 항암제 및 지속성 단백질 의약품 분야에서 세계적인 신약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