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4:15
수정2006.04.09 17:30
대기업 과장으로 일하는 남편과 초등학교 자녀 둘을 둔 주부 남상아씨(가명).그는 요즘 주말이 즐겁다.
주5일 근무제 확대 실시로 남편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을 쉬기 때문에 아침밥을 챙겨야 하는 부담이 확 줄었기 때문.주말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빵과 달걀 프라이로 '아점'(아침 겸 점심)을 때우고 나면 오전 일과가 마무리된다.
저녁은 가족과 함께 외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주말엔 밥을 거의 먹지 않아요.
라면이나 국수를 끓여 먹기도 하고 고깃집에 가는 경우도 많아요.
요즘 1인분에 3500원 받는 삼겹살집도 많거든요."
주5일제 확대의 '유탄'을 맞아 쌀 소비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쌀 시판을 눈 앞에 둔 국내 쌀 가격은 상당폭의 하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실제로 2000년 93.6㎏이었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4년에는 82㎏으로 급격히 줄어들었고,올해는 79㎏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5일제가 쌀 소비량 감소의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마트 양곡 바이어 김상윤 과장은 "작년에 20㎏ 기준으로 평균 4만1000원이었던 쌀값이 올해는 4만원 정도로 떨어진 데 이어 행사미(米)의 경우에는 3만8000원까지 하락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내달 초 햅쌀이 본격적으로 나오면 값이 1000~2000원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설상가상으로 수입 쌀 시판은 가격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협상 기준에 따라 올해는 국내 전체 쌀 소비량의 4.4%인 22만5500t이 수입돼 이 중 10%가량인 2만2600t이 시판돼야 한다.
하지만 이 물량은 올해 다 팔릴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내년에는 쌀값 하락곡선이 가팔라질 전망이다.
송종윤 농협중앙회 양곡부 쌀소비촉진팀장은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농협 판매장에 '쌀빵' 코너를 80개소 정도 설치하고 '쌀건빵'이나 '쌀버거'의 군납을 추진하는 등 다각적인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쌀값 문제 해결을 위해선 쌀 생산량을 조절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