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찬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무더위로 허해진 몸을 보양하는 음식으로 '도가니탕'은 어떨까.


도가니는 소 한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얼마되지 않는데다 깊은 맛을 내기도 쉽지 않아 제대로 하는 음식점을 찾기 어렵다.


도가니는 소 무릎 관절을 이루는 종지뼈와 그 주변의 힘줄(속칭 스지)을 말하는데 투명하고 뭉글뭉글한 젤라틴처럼 생겼다.


칼슘 무기질 인 등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식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오랜 역사만큼이나 깊은 맛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도가니탕 전문점을 소개한다.


◆대성집(02-735-4259)=서울 서대문로터리에서 독립문 방향으로 500m가량 올라가다가 영천시장 건너편에 '연세의원' 간판을 보고 우측으로 50m 들어가면 우측 골목 안에 위치해 있다.


도가니탕으로만 50년을 넘게 장사해 온 전통의 맛집이다.


손님의 대부분이 연세 드신 분들로 채워지는 것만 봐도 그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메뉴는 도가니탕(8000원)과 도가니수육(1만8000원) 두 가지뿐이다.


국내 최고의 도가니탕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누구라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음식 맛이 한 가지 메뉴로 장수한 비결 같다.


고기냄새가 전혀 없고 도가니나 육수 등의 맛이 입에 착착 잘 맞는다.


수육이나 탕에 든 도가니는 지나치게 쫀득거리지 않으면서 몇 번 씹으면 입에서 부드럽게 사라진다.


육수는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 깔끔하면서 담백,시원한 맛을 낸다.


다 먹고나면 입 주위에 맴도는 뒷맛과 개운한 뒤끝이 너무 좋다.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 깎두기 부추 등도 탕과 잘 어울린다.


특히 마늘과 고추를 양념장에 버무린 마늘무침이 별미다.


◆부영도가니탕(02-730-9440)=서울 삼청동 감사원 올라가는 고갯길에 있다.


40년간 장사해 온 곳이다.


메뉴는 도가니수육(1만5000원)과 도가니탕(6000원) 두 가지다.


술도 반주 외에는 팔지 않는다.


보통 접하는 도가니탕과 다르다.


주로 살코기가 들어 있다.


다만 육수를 낼 때 도가니와 살코기를 함께 넣어 끓인다고 한다.


탕에 도가니가 별로 없다.


그러나 국물 맛은 매우 시원하고 개운하다.


도가니를 먹으려면 수육을 주문해야 한다.


◆파주옥(02-2267-6149)=서울 충무로 스카라 극장 뒤편에 위치해 있다.


30년가량 우족탕과 꼬리곰탕을 전문으로 해온 곳이다.


도가니탕은 여러 재료를 사용해서 그런지 뽀얀 육수 맛이 뛰어나다.


탕에 든 도가니는 조금 딱딱한 편이다.


반찬으로 나오는 겉절이 무우김치 등이 맛깔스럽다.


도가니는 다대기양념에 비벼 먹는다.


밥은 돌솥에 담겨 나온다.


육수에 말아 먹으면 구수한 밥과 진한 육수 내음이 입을 즐겁게 한다.


도가니탕 한 그릇에 1만원.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