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가 제3자 배정방식으로 진행되는 현대건설 유상증자에 현재가보다 30% 이상 비싼 주당 4만5250원에 참여해 주목된다. 동부화재는 왜 손해가 뻔한 증자에 참여하는 것일까. 이유는 지난 2001년 기업구조조정촉진법(구촉법)이 시행되면서 현대건설에 대한 채권금융기관의 출자전환 결정 때문이다. 당시 채권단은 주당 5000원에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의했는데 이후 9.05 대 1의 감자가 행해져 발행가도 4만5250원(5000×9.05)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주가는 1년 전만 해도 7000원대에 불과해 현대건설 전환사채(CB) 600만달러를 보유 중인 동부화재는 속앓이를 했으나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4.5배나 급등한 덕분에 출자전환이 가능해진 것이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투자원금 이상을 회수해 손해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CB 발행 당시 130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지금은 1000원 수준으로 급락해 손실이 30% 줄어든 데다 그간 채권이자 수입을 감안할 경우 원금의 110~120%를 회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동부화재의 출자전환 결정은 비슷한 이유로 소송을 진행 중인 교보생명 제일화재 동양화재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