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조치를 강화한 개정 공정거래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데 이어 최근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업체들도 법원에 행정소송을 낼 움직임을 보이는 등 공정거래위원회가 잇따라 대형 소송에 휘말릴 전망이다. 현재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업체는 담합으로 1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KT 등 통신업체와 수수료 담합으로 100억원대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비씨카드,11개 회원 은행 등이다. 또 오비맥주와 지방 소주회사들도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한 공정위 방침에 대해 법적 대응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옛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인수 과정에서 지주회사 규정을 위반해 3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STX그룹도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섰다. 공정위는 이 같은 업체들의 소송방침에 긴장하면서도 "과거에도 일부 업체들이 제재를 받은 직후 소송 방침을 언급한 뒤 여론의 관심에서 벗어나면 소송 방침을 철회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올 들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은 이달 현재까지 15건으로 작년 전체 소송제기 건수 56건과 비교할 때 많지 않은 편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