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조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10일 김 전 회장의 건강상태를 고려,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조사실을 마련해 출장조사를 시작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 몸상태가 좋지 않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불가피하게 병원에서 조사를 당분간 벌이기로 했다. 입원 조사는 아니고 김씨도 매일 구치소와 병원을 오가며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출국후 5년8개월만인 6월14일 귀국한 직후부터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지병인 장폐색, 심장질환이 악화되면서 지난달 1일 아주대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데 이어 15∼20일에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기도 했다. 검찰은 김씨의 출국배경과 관련, 전직 대우경영진과 채권단 실무진을 상대로 한 기초조사를 끝마치고 당시 정ㆍ관계 및 채권단 고위인사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최근 채권단 고위관계자였던 L씨를 소환조사한 데 이어 조만간 구조조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던 O씨를 소환조사하고 정ㆍ관계 인사였던 2명의 L씨와 K씨 등 3∼4명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검찰은 지금까지 조사결과 정ㆍ관계 인사나 채권단에서 직접적으로 출국을 권유했거나 출국을 조건으로 일부 계열사의 경영권 보장 등 반대급부를 내세운 정황이 없어 이들에게 범인도피 등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잠정 결론낸 상태다. 검찰은 가급적 2차 공판이 예정된 23일 전에 사건을 마무리하고 추가기소할 방침이지만 조사가 길어질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 등을 먼저 기소한 뒤 해외금융조직인 BFC 자금 횡령 의혹을 나중에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