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9일 자국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유럽연합(EU)과의 대치를 풀기위해 협상을 계속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긴급이사회에 이란측 대표로 참석한 시루스 나세리는 첫날 회의가 끝난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프랑스, 영국, 독일 등 `EU 3' 및 EU와 협상을 계속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유럽과의 협상은 이란의 기존 입장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세리 대표는 이란이 핵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제시한 제안은 아직 유효하다며 "우리는 그 제안에 입각해 유럽과 협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이날 자국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서방과의 대치를 해소할 새로운 제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학생 통신 ISNA에 따르면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새로운 구상과 제안을 갖고 있으며 새 정부가 출범한뒤 이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또 EU가 이란에 "비합법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뒤 그러나 "우리는 협상을 지속할 용의가 있으며 우리가 협상을 방해한 적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어 이스파한의 우라늄전환시설 가동을 재개한 것은 "모든 관련법과 규정에 의거한 우리의 분명한 권리이며 이란 국민의 요구"라고 밝히고 "일방적이거나 비합법적인 행동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 3일 취임이후 핵대치 상황과 관련해 내놓은 가장 구체적인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이란의 핵시설 가동 강행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 긴급 이사회를 소집한 IAEA는 10일 회의를 속개할 예정이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이란과 갈등이 장기간의 불화로 이어지기보다 일시적인 문제이길 희망하며 (이란이) 유럽 및 나아가 미국과 정상적인 관계를 수립하고 서로 확신을 갖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IAEA 미국대사인 그레그 슐트는 기자들에게 "이란에 대해 국제사회와 약속을 위반하고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허락돼선 안된다"며 "미국은 유럽동맹국 및 다른 이사회 국가들과 이란에 대한 후속 조치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은 우라늄 전환 활동을 즉각 멈추고 핵프로그램과 관련한 의혹을 제거하도록 IAEA와 밀접한 협력을 계속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필립 두스트-블라지 외무장관은 이란과의 핵 갈등에 대해 "우리는 아직도 (이란측에) 손을 내밀고 있다"며 "협상은 아직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감한 사안은 IAEA에서 다루게 될 것이라며 당장 유엔안보리에 행동을 요구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빈.테헤란.파리 로이터.AFP=연합뉴스)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