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다녀오셨나요.


아니면 8월 말께로 느지막하게 잡아 놓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계신지요.


성수기 한가운데를 피해 여유 있게 가는 것도 좋겠지만 바캉스의 진수는 역시 7월 마지막 주부터 8월 첫째 주,여름의 절정에 떠나는 여행이 아닐까 해요.


저도 남편,아이와 함께 얼마 전 휴가를 다녀왔어요.


여행지는 괌.3박5일 일정으로 짧고 굵게 다녀왔습니다.


식구라고 해 봤자 달랑 셋이지만 그래도 온 가족이 함께 비행기를 타본 게 꽤 오래 전 일이었더라고요.




늘 연초엔 올 여름 휴가 때는 가족끼리 어디 나가보자고 약속했다가도 막상 7,8월이 되면 스케줄이 불규칙한 제 일을 핑계로 약속을 펑크 내기 일쑤였어요.


올해는 정말 남편과 딸 채원이에게 반성하는 마음으로 휴가를 사수했습니다.


그리고,저희 결혼 10주년이거든요.


나름대로 촘촘한 일정 속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역시 물놀이였어요.


원래 물을 좋아하냐고요? 아니요.


전 지난해 이맘 때만 해도 잠수는커녕 개헤엄도 제대로 못치는 맥주병이었어요.


그런데 지난 겨울 방영된 드라마 '아내의 반란'에 수영신이 있었던 거예요.


아뿔싸,분당 집 근처에서 허겁지겁 배웠지요.


이것도 일의 일부다 생각해서인지 물 공포증도 사라지고 빨리 배우게 되더라고요.


사진 속 장소는 괌에서 꽤 유명한 타자 워터 파크(Tarza Water Park)예요.


우리나라 캐리비안베이를 떠올리시면 되요.


워터슬라이드가 강조된 전형적인 미국식 워터파크라네요.


슬라이드도 다양하고 리버풀 부기보드 등도 잘 갖춰져 있어 어른,아이 모두 놀기 적당했어요.


그런데 이번 물놀이에서 색다른 것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디지털 카메라를 감싸는 방수 팩 덕분에 수중촬영이 가능했다는 점이에요.


흔히 바닷가나 계곡에 가면 바다에 서 있는 모습,선탠하는 장면이나 모래성 쌓기를 찍잖아요.


전자제품은 물이 쥐약이니까요.


특히 바닷물은 카메라의 회로를 부식시키기 때문에 조금 튀기만 해도 치명적이래요.


하지만 방수 하우징,방수팩을 이용하면 물 속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더라고요.


정말 재미 있던데요.


덕분에 올 여름 색다르고 새로운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빗속에서도 한번 찍어보려 해요.


여행에서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는 말이 있던가요.


지금은 피서지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이 사진들이 오는 9월 추석 연휴까지는 막막한 마음을 달래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