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9일째를 맞은 3일 베이징 회담장 주변은 오전 타결 임박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관적 분위기가 주류를 이뤘으나 오후 들어 회담이 계속 지연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마지막 관심을 모았던 북·미간 심야협의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긴 하루를 마감했다. ◆…참가국 수석대표 회의가 당초 예정된 오후 3시보다 30분 이상 지체되고 미국과 한국,일본 수석대표들이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를 속속 빠져 나오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당초 기대를 모았던 이날 최종 타결이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어 일본 대표단이 4시를 넘어 숙소로 돌아갔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중국 당국이 "오늘 공식 일정은 끝났다"며 회의가 무산됐음을 공식 선언,우려했던 상황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회담장 주변을 감쌌다. ◆…북한은 이날 오후 수석대표 회의 전까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것은 물론 이날 밤 늦게까지도 일절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승용차 한 대와 승합차가 대사관 문을 나서는 모습이 목격됐을 뿐 비를 맞으며 15시간을 넘게 기다린 취재진에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다. 밤 11시40분께 북·미 접촉을 끝낸 뒤에도 차를 세우지 않고 그대로 자국 대사관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날 기자들은 전날 모습을 보인 김 부상의 얼굴이 밝았다는 점에서 타결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지만 아무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허탈한 모습이었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긴박한 하루를 보낸 뒤 숙소로 돌아가면서 '4차 수정안을 다시 수정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내일 일정은 중국이 북한을 얼마나 설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여 더 이상 만남의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 아니냐는 인상을 남겼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