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가 군장병 포교·선교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군대의 특성상 포교가 상대적으로 쉽고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최근 불교계의 숙원사업이던 군종특별교구를 사실상 출범시켜 초대 교구장에 봉선사 주지와 중앙종회 부의장 등을 역임한 일면 스님(불암사 회주)을 임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군불교위원회는 해체됐고 국방부 원광사에 본사를 둔 군종특별교구가 군 불교 업무를 주관하게 된다. 조계종은 비구니 스님의 군법사 임명,태고·천태·진각종 등 다른 불교 종단에 대한 군 포교 문호 개방 등을 통해 그동안 기독교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했던 군 포교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비구니 군승제도의 도입.초대 군종교구장 일면 스님은 취임 일성으로 "비구니 스님의 군승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군 포교를 희망하는 비구니 스님이나 대학에서 불교학을 전공한 여성 법사들을 군법사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는 최근 군내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여군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비구니 군승이 탄생할 경우 불교에서 최초로 여성 군종 장교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군종 장교의 성별 제한은 없으나 실제로는 남성이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비구니는 포교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발휘하고 있어 비구니 군종 장교의 등장은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원불교도 최근 군 부대에 처음으로 원불교 교당을 마련하고 공격적인 군 포교에 나섰다. 원불교는 지난달 초 중앙총부가 있는 전북 익산 인근의 한 부대에 60여평의 교당을 마련하고 일원상 봉안 법회를 가졌다. 원불교는 또 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3대 종교를 제외한 소수 종교 가운데 처음으로 군종 장교 파견을 국방부에 요청해 놓고 있다. 이달 중 국방부 군종 운용심사위원회에서 군종장교 파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원불교는 군 포교를 맡을 군종 교무 파견을 교단 최대 현안으로 삼고 있을 만큼 적극적이다. 이처럼 불교와 원불교가 군 선교에 공을 들이자 신도 장병이 가장 많은 개신교측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측)는 최근 서울 연동교회에서 교단 파송임관 군목과 전역 군목들이 한자리에 모여 군 선교의 활성화를 염원했다. 또 육ㆍ해ㆍ공군 내 300여명의 군종 목사를 대표하는 한국군종목사단장 김영철 목사(국방부 군종 실장)도 "최근 군 선교가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복음 재무장과 군종목 사단의 팀워크 극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