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문화예술가 10명 가운데 7명은 가사노동과 양육으로 문화예술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류정아 책임연구원은 문화관광부 의뢰로 지난 5-6월 창작과 기획제작, 스태프, 강의ㆍ연구 등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여성 1천명을 대상으로 '여성 문화활동 종합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여성 문화예술가만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관련 내용은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문화예술 창조활동과 젠더'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중간 결과로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가사노동과 양육이 문화예술 활동을 저해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전체의 73.4%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16.6%가 '보통이다', 9.8%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가사와 양육이 문화예술활동에 저해된다고 대답한 사람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전ㆍ충청 55.5%, 광주ㆍ전라 56.7%인데 비해 대구ㆍ경북, 부산ㆍ울산ㆍ경남은 각각 75.9%, 87.9%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여성예술가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관련 활동에 큰 걸림돌이 된다'에 동의한 비율을 활동분야별로 집계한 결과, '스태프' 50.9%, '기획 제작' 45.7%, '강의 연구' 34.4%, 창작활동 31.3% 등의 순이었다. 또한 '성 차별적 관행이 문화예술활동 과정에 분명히 나타난다'는데 공감한 비율이 활동분야 중에서는 '기획제작'이 57.1%나 됐고, 구체적 활동영역 가운데서는 영화가 가장 높은 44.7%를 차지했다. 이와함께 문화예술활동을 하는 데 있어 '여성이 남성보다 뒤쳐지지 않는다'에 동의한 비율이 63.8%였고 남성중심 제도, 가정내 여성 역할 등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뒤쳐진다'는 비율은 17.6%였다. 이번 조사에서 문화예술 활동과 직접 연관된 여성 문화예술가들의 소득은 평균 138만6천원으로 나타났으며, 분야 별로는 기획 제작 177만9천원, 강의 연구 175만원, 스태프 122만9천원, 창작 117만4천원 등의 순이었다. 이밖에 정부가 여성 문화예술가에게 지원해야 할 내용으로 ▲창작활동 경제지원 34.6% ▲작품발표 기회 확대 21.5%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10.3% 등이 꼽혔다. 류 연구원은 "조사 결과를 보면 다른 지역에 비해 영남에 가부장적 문화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여성문화정책을 내실있게 추진하기 위한 기초자료가 구축되고 정책방향과 대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문화관광부 예산 가운데 여성과 관련해 직접 수행된 것은 여성불자대회, 여성영화제, 여성체육 관련 지원 등 16억9천만원이 전부"라며 "조사 결과 나타난 여성의 문화예술 활동에 있어 장애요건을 극복할 수 있는 포괄적이고 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j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