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31일 유럽연합(EU)이 이란의 핵 활동과 관련한 제안서를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간 오후 9시30분)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1일부터 핵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핵 협상단의 알리 아그하모하마디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세 가지 주요 원칙에 의거해 결정을 내렸다"면서 세 가지 원칙은 EU와 협상을 계속하고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지 않으며 EU의 제안을 오후 5시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럽측 제안서가 우리의 요구사항 중 최소한의 것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이스파한에 있는 (변환)시설의 일부 가동을 재 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모하마디가 국영TV를 통해 EU가 예정시한까지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이스파한의 시설 중 일부를 유엔 사찰단의 감시하에 8월1일 오전부터 가동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하미드 레자 아세피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핵활동 중단) 시한이 지났으며 여론은 더이상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이날이나 다음날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우라늄 농축 활동 재개를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세피 대변인은 "이란 사례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될 어떤 법적 근거도 없다"며 "회부된다 해도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며 일부 관리들은 안보리 회부가 더 낫다고 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견지해 온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EU 3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에 대한 대가로 경제적,정치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의 제안서 제출시한을 8월 1일에서 8월 7일 로 연기해 줄 것을 이란 정부에 요청했지만 이란은 이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EU 3국 외교관들은 지난 5월 제네바 협상에서 EU가 7월 말이나 8월 초에 제안서를 내놓는다고 했을 뿐 8월1일이라는 날짜를 못박은 적은 없다고 주장하며 8월7일까지는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교관들은 그러나 제안서 시한과 관계없이 다음달 6일 취임하는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신임 이란 대통령이 핵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며 양측간 협상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영국은 이날 이란의 발표에 대해 "EU는 이란 핵 협상 대표에게 다음 주 내로 제안서를 보내겠다고 이미 서한을 전달했다"며 핵 협상을 위협하는 '불필요하고 해로운 조치'를 취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의 의도를 파악하는 중이며 이란이 일방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협상 지속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하산 로우하니 이란 핵협상 대표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영구 중단하면 유럽이 불가침과 독립,주권을 보장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고 이날 이란 관영 IRN통신이 전했다. (테헤란 로이터.AFP=연합뉴스) quarri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