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기업 인수·합병(M&A) '빅뱅'이 시작됐다. 재계 판도를 뒤흔들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대형 구조조정 기업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사실상 경영 정상화를 완료하고 수익 창출 능력이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덩치도 웬만한 중견그룹을 능가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기업들이 앞다퉈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대우건설을 필두로 하이닉스 대우조선 현대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대한통운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에 대한 대형 M&A가 잇달아 이뤄질 전망이다. 자산관리공사가 최대주주인 대우건설의 경우 매각주간사를 맡을 삼성증권·씨티글로벌마켓증권 컨소시엄이 올 하반기 자산실사를 완료하는 대로 매각작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현재 대우건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태영 효성 군인공제회 등이며 입찰공고가 나면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등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조선은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GS그룹과 알짜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는 한진중공업이 입질을 하고 있다. 허창수 GS 회장은 "대우조선이 매물로 나오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현대건설은 옛 주인인 현대그룹이 강력한 인수 의사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이 그룹의 모태인 데다 현대상선 외에는 이렇다할 만한 주력 기업이 없다는 점에서 강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건설부문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란 얘기가 업계에 나돌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측은 "가능성이 없다"며 부인했다. 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이 10조원 이상으로 불어나면서 당장 단일 원매자를 찾기 어려운 형편이지만 LG전자 동부그룹 등이 몇가지 조건 충족을 전제로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이후 추진될 대한통운 매각의 향배도 초미의 관심사다. 리비아 공사 추가 진행이 확정되면서 우발채무에 대한 리스크가 줄어들었다는 점,3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점,운송과 항만 사업 등에 상당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점 등이 부각되면서 물류전문 그룹인 한진과 금호아시아나가 군침을 흘리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