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명령을 내린 오사마 빈 라덴은 아직도 알-카에다에 대해 직접 테러공격 명령을 내리고 있다고 미국주재 사우디 아라비아 신임대사로 임명된 투르키 알-파이잘 왕자가 31일 밝혔다. 사우디 대외정보부장을 역임하면서 빈 라덴과 직접 접촉한 바 있는 투르키 대사는 이날 로이터 TV와의 회견을 통해 "지난 2년 반 동안 사우디에서 발생한 테러사건 중 일부는 알-카에다 지도부, 특히 빈 라덴의 직접적인 명령에 따라 수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알-카에다 조직은 중앙조직의 사령부와 교신이 어려워 자체적으로 움직이기도 한다면서 "그런 경우 테러시기와 방법, 장소 등은 현지 책임자가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투르키는 또 빈 라덴과 추종세력들이 이슬람의 가르침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라크전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대한 이슬람 사회의 분노가 알-카에다 조직원 충원을 쉽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뉴욕타임스지는 사설을 통해 투르키 왕자가 주영대사에서 주미대사로 자리를 옮기는 것을 계기로 사우디가 이슬람 극단주의자 및 테러범들과의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투르키 왕자가 2001년까지 27년간 대외정보부장으로 근무할 때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에 저항하는 빈 라덴 및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 등과의 접촉을 관장해온 점을 지적하면서 투르키 왕자는 사우디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모호한 관계를 대변하는 인물로 그의 주미대사 임명은 사우디와 극단주의자들간의 어두운 관계에 대한 심각한 논의를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런던.워싱턴 로이터.AFP=연합뉴스)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