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의 경제기사 돈되게 읽기] 무더위와 휴가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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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간 우리 경제의 과제는 내수회복이었다.
수출은 사상 최고 수준을 계속 경신했지만,가계 파산에 따른 내수 불황은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서민들의 삶을 옥죄고 있다.
현재의 내수불황은 가계 신용 거품의 붕괴가 가장 큰 원인이 되는데 지난 2·4분기에 드디어 민간 소비 증가율이 2.7%의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최종 수요에 대한 기여도에 있어 내수가 수출을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앞서면서 금리와 주가를 급상승시켰다는 점이다.
◆3년간 내수소비는 제자리
3년 전 월드컵 열기는 '빚'으로 치른 부채 잔치였다.
4강 신화를 자축하면서 호프집은 성황을 이뤘고,저리 대출을 이용한 찜질방 건립도 이 때부터 붐을 이뤘다.
당시에 우리는 미래의 소득을 신용카드와 대출을 통해 가불해서 소비했다.
그 결과로 발생했던 내수불황이 이제 조금씩 풀려가고 있다는 통계발표와 언론보도가 이어지지만 실생활에서는 여전히 체감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2002년 대비 한국 경제는 올해까지 3년간 누적으로 약 12% 성장이 예상돼 GDP(국내총생산)는 약 77조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 민간소비는 불과 3조3000억원밖에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2005년 민간소비 2.7%,GDP 3.9% 증가 가정시).따라서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아무리 높아도 금액으로 판단하는 체감경기는 별반 나아질 수가 없다.
또한 호황인 수출도 금액 기준으로 연간 10% 정도 증가가 예상되지만,환율이 지난해에 비해 10%나 하락했기 때문에 물량은 늘지 않고 채산성도 나빠지고 있다.
그 결과 수출비중이 높은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가격상승을 전가하는 과정에서 체감경기는 더욱 나빠지고 있다.
◆고착화되고 있는 내수 서비스업종 불황
많은 청년 실업자들과 실직한 중년층의 자영업 창업이 늘고 있다.
이들은 자영업 중에서도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음·식료업 등 서비스업 중심으로 창업이 몰리면서 서비스 업종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결국 소비의 절대 규모는 늘지 않는데 이를 나눠먹는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체감 경기를 악화시키는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2002년 수준으로 내수가 회복돼 생활 속에서 체감되려면 아직도 많은 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거의 모든 산업에서 공급과잉과 상시적 구조조정이 기본 상황으로 굳어지면서 높아진 실업률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계속 증가하면서 내수 서비스업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어쩌면 내수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어려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정상적인 상황으로 굳어질 수도 있다.
◆내수회복이 체감될 때 자산 가격은 고점(?)
자산가격은 수준보다는 모멘텀에 주목한다.
왜냐하면 '투자'라는 것은 현재가 아닌 미래의 변화를 가격에 선반영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각종 내수지표가 상향 반전하면서 우리 금융시장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부동산과 주가가 오르는 이면에는 내수 회복과 깊은 관련이 있다.
한편 내수지표는 좋아지고 있지만,체감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수경기 호전이 체감될 때는 이미 부동산이나 주가가 상투권일 가능성이 높다.
◆휴가와 무더위가 내수회복의 첨병
이번 주부터가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다.
피서지 경기를 지난 해와 비교해 보면서 내수 회복 여부를 판단해 보는 것도 유용한 경기 파악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찜통 더위 때문에 외식이 늘고 있고,에어컨 선풍기 매출이 느는 것도 내수 회복에는 도움이 된다.
(7월 28일 한경 산업면 참조) 지난 2분기부터 회복되기 시작한 내수 경기가 탄력을 받아 확산될지 여부는 피서지와 주택가 음식점에서 찾을 수 있는 기간이 이번 주다.
왜냐하면 소비와 돈의 흐름을 촉진하는 것이 바로 '군중 심리'이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 skhong@beste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