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베이징 6자회담] 회담 중반부 진입단계, 인권ㆍ미사일은 논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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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6자회담 나흘째인 29일 열린 수석대표회의가 당초 기대와 달리 별 성과 없이 30분 만에 종료됐다.
당초 공동문건에 담을 의제만이라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빗나갔다.
회담 관계자는 그러나 "이제 회담이 논의단계에서 협상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핵심쟁점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회담은 이제 중반부
북한과 미국은 일단 지금까지의 4차례 양자협의를 통해 논의의 대상을 좁히는 '가지 치기'에는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공동문건에 담아낼 의제설정을 위한 '가지 치기'는 끝났다는 의미다.
정부 당국자는 "회담이 논의의 장에서 본격적인 협상의 단계에 올라섰다"며 "직선주로는 아니지만 조금씩 진전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양국은 북한이 요구한 남북한 비핵지대화나 미국이 제기한 북한의 인권,미사일 문제는 중·장기적 사안으로 미뤄 두기로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북한의 핵프로그램 폐기에 대한 원칙적인 결단을 전제로 이를 어떻게 담보해낼지를 놓고 앞으로 집중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은 이와 관련,논란이 되고 있는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를 포함,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어떻게 확인·검증할 것인지와 북한이 향후 민간 핵프로그램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남아 있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은 에너지 자위권 차원에서 평화적 목적의 핵동력(원전)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대화는 계속된다
일단 이날 기대를 모았던 1차 공동문건 조정에는 실패했지만 북미 모두는 "계속 대화하겠다"는 초심(初心)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석대표회의가 끝난 뒤 북한과 미국은 추가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수석대표회의를 다시 열기로 한 것도 '뒷문'을 열어놓고 실질적 성과를 낼 때까지 끝장토론을 진행하겠다는 협상의지를 아직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북한과 만나면서 어떤 비핵화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컨센서스(합의)를 이루지 못해 앞으로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3박4일에서 마침표를 찍었던 종전 1∼3차 6자회담과는 달리 참가국들이 주말을 넘기며 의견절충을 계속하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과 중국도 북한 미국과 이 기간동안 연쇄접촉을 갖고 중재 역할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내주 초반에는 공동문건의 윤곽 정도는 나오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