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29일 고시한 전국 143개 회원제 골프장의 기준시가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평균 11.6%나 상승,2002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시중의 풍부한 여유자금,주5일 근무제 확대에 따른 골프회원권 수요 확대,골프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다음달 발표될 부동산투기억제 대책에 대한 기대심리 등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큰 폭으로 기준시가가 하향조정됐을 때만 해도 골프회원권 값 하락세가 본격화되지 않느냐는 반응이 나왔으나 8개월 만에 다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상승률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골프전문가들은 회원권 시장이 예전의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고 진단한다. 우원회원권거래소(02-558-0089) 정희용 팀장은 "2~3년 전만 해도 중저가대 위주로 회원권 시세가 상승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예약이 잘되고 서비스가 좋은 '명문골프장'이 집중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고시에서 지난해 말 대비 상승률이 평균 11.6%인 데 반해 5억원 이상의 고가대 회원권은 39.8%나 오른 것이 이를 방증한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02-797-0007) 송용권 팀장은 "여유자금이 풍부한 법인들이 안정성과 보유가치가 뛰어난 고가회원권을 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시장분위기를 전했다. 앞으로 회원권 시장 차별화는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서비스는 엉망이면서 그린피만 높게 받는 '악덕 골프장'들은 갈수록 골퍼들에게 외면당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동아회원권거래소(02-538-1666) 한창국 팀장은 "저금리 지속과 주 5일 근무제 실시 등이 앞으로도 회원권 시장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지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골프장들에 수요가 몰리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프장 공급이 늘어나면서 예약이 원활해지는 점도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번 고시에서 골프장 수가 급증한 제주지역 회원권 기준시가가 평균 2.9%나 하락한 것이 그 증거다. 수도권의 경우에도 영종도에 총 72홀 규모의 '스카이72'가 오는 10월 전면 개장하면 골프장 회원권 시장에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회원권 거래업계에서는 전망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