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0일 "미국 경제 전망이 낙관적"이라며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 일부 지역에서 불고 있는 주택투기 열풍과 고유가,임금 인상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미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미국 경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도 잘 통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점에 비춰볼 때 FRB는 경기부양적인 통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제거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점진적으로 금리를 더 올려 나갈 계획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연 3.25%인 연방기금 금리는 추가로 0.25%포인트 인상돼 연 3.50%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FRB는 지난해 6월부터 총 9차례 금리인상을 단행,연 1.00%였던 연방기금금리를 연 3.25%까지 끌어 올렸다.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장기금리 하락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져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1년 이후 투자를 목적으로 한 주택 구입이 크게 늘면서 일부에서는 거품이 발생하는 신호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린스펀은 이어 고유가와 단위 노동비용 인상 가능성도 미국 경제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4년 초 대비 거의 두배 수준으로 오른 유가가 추가로 더 오를 경우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스펀은 또 단위 노동비용은 지난 몇 년간 인상이 잘 억제돼 왔으나 앞으로도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불확실성을 감안,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0%에서 3.25~3.50%로 소폭 조정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당초 1.50~1.75%에서 1.75~2.00%로 올려 잡았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