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등장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인터넷 쇼핑은 이 기간 쇼핑문화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와 오프라인 거래를 밀어내고 '삶의 터전'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 쇼핑 목록에는 책 음악CD 컴퓨터 관련 기기 등은 물론 자동차 식품 애완동물에다 다이아몬드까지 올라 있다. 월마트 베스트바이 홈데포 같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거꾸로 인터넷 쇼핑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을 정도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일상생활과 관련된 갖가지 품목들이 인터넷 공간에 올라옴에 따라 올해도 인터넷 쇼핑 시장은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라진 쇼핑환경 아마존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주로 책을 팔았으나 지금은 31종의 제품을 판매하는 '사이버 백화점'이 됐다. 지난 5월에는 판매 품목에 다이아몬드까지 추가했다. 인터넷 쇼핑업계 전체로 보면 여행서비스와 컴퓨터 등 전자제품이 여전한 인기 품목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보석 자동차 가정 인테리어 용품 등이 잘팔린다. 특히 자동차 인터넷 판매가 크게 늘어 지난해 이베이의 온라인 장터 판매액 340억달러 중에서 3분의 1을 자동차가 차지했다. 덩달아 타이어 판매도 급증하는 추세다. 독일 이베이에선 농기계인 트랙터도 7분에 한 대꼴로 판매된다. 이 밖에 보험 같은 금융상품과 애완동물 등 오프라인에서만 볼 수 있던 상품들도 사이버 진열대에 속속 오르고 있다. 식품도 대표적인 인터넷 상품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소매업연합에 따르면 여행서비스를 제외한 상품과 서비스의 인터넷 판매는 지난해 900억달러로 24% 늘었다. 이는 전체 소매업 판매의 5% 수준이다. 영업이익 증가율도 2003년 21%에서 지난해 28%로 높아져 대부분 업체가 흑자를 기록했다. 인터넷 시장조사기관인 이마케터는 "인터넷 쇼핑을 포함한 기업-소비자 간 전자상거래(B2C) 규모는 작년 1210억달러에 달했으며 올해는 1459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업체별로는 역시 아마존닷컴이 작년 69억2000만달러 매출을 올려 2위인 델컴퓨터(32억달러)를 멀찌감치 제쳤다. 다음으로 사무용품을 파는 오피스데포,HP의 온라인 사업부인 HP다이렉트 등이 뒤를 이었다. 미 인터넷리테일러매거진에 따르면 작년에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인터넷 쇼핑 업체들은 모두 9개다. ◆뜨고 지는 업체들 뉴욕타임스는 최근 "그동안 인터넷의 쌍두마차는 아마존과 이베이였지만 이제 아마존이 마차에서 떨어지고 인터넷 포털인 '구글'이 대신 올라탔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이베이는 올해 매출이 40~50% 늘어날 것이라고 인터넷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터리서치는 전망했다. 반면 아마존의 매출성장률은 10% 이하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직 매출액은 아마존이 월등히 많지만 주가는 이베이가 아마존의 3배를 뛰어넘고 있다. 여기에 대형 오프라인 소매 체인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컴스코어네트웍스의 그러햄 머드 대변인은 "소형 인터넷 쇼핑 전문업체들이 고도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아니면 월마트나 베스트바이 홈데포 같은 거대 오프라인 업체들이 온라인에서 이들의 시장을 접수할 것인지가 주목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