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4t,닭 2만마리,소꼬리 1000마리분,아이스크림 2만8000개….'


산업계가 현장직원 건강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여름철 무더위와 싸우는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유지하려면 체력 유지가 필수.보양식이 총동원되고 더위를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도록 온갖 장비가 동원된다.


특히 복날이면 인근 시장에 닭 수박 등이 동이 나버릴 정도다.



◆"반계탕 4만그릇 대령이오"


초복인 15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구내식당의 메뉴는 반계탕과 수박.직원들이 워낙 많다보니 반계탕 4만그릇과 수박 1200통이 순식간에 바닥이 나버렸다.


동국제강 포항제강소는 이날 점심과 저녁 삼계탕용으로 1500마리,야간 근무자를 위한 프라이드 치킨용으로 300마리 등 모두 1800마리의 닭을 조달해야 했다.


중복과 말복까지는 적어도 5000∼6000마리의 닭을 더 사들여야 할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는 야드 작업인력이 무더위로 빼앗긴 기력을 보완할 수 있도록 이달 초부터 한방소불고기 소꼬리곰탕 한방닭찜 인삼추어탕 등 10종의 보양 점심을 다음 달 말까지 주3회 제공한다.


소꼬리곰탕의 경우 한끼에 약 2.5t의 소꼬리가 들어가는데 이는 약 620여마리를 잡아야 하는 분량.한달에 2∼3회씩 공급되니 소 1000마리 정도의 꼬리가 공급돼야 한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근로자들이 선호하는 음식은 장어구이.회사는 야드 근로자 1만여명을 위해 주 2회에 걸쳐 한끼에 장어 400g짜리 1만마리(4t)를 조리해 내놓고 있다.



◆아이스크림 2만8000개 '꿀꺽'


보양식 뿐만이 아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지난달 20일부터 주간 근로자들에게 매일 아이스크림을 지급하고 있다.


하루 배식 물량은 무려 2만8000개.이와 함께 1400여개 작업반별로 15kg짜리 얼음을 1개 포대씩 지급하고 있다.


작업반별로 비치된 아이스박스에 넣을 얼음이다.


얼린 생수도 인기 품목.대우조선은 점심시간에 생수 얼음병을 전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하루 지급량은 1만8800여개.제빙기와 냉온정수기 318대도 설치하고 땀을 닦을 수 있는 타월과 헤어밴드까지 일괄 지급했다.


삼성중공업도 500ℓ짜리 생수 1만3000여병을 거제 둔덕대교 인근의 냉동창고에서 영하 40도로 하루 급랭시킨 뒤 현장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LG전자 창원공장은 화채 아이스크림 미숫가루 등 여름간식을 하루 2번씩 제공하고 있다.



◆더위야 식어라


현대차 울산공장은 공장지붕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여름철 열기를 식히고 있다.


스프링클러로 지붕에 물을 뿌리면 공장 실내온도가 섭씨 1도가량 떨어진다고.


대우조선은 대형 냉방장비인 스폿쿨러를 동원했다.


찜통처럼 후끈거리는 작업장안에 찬 공기를 불어 넣어주는 게 스폿쿨러의 역할.176대가 지난달 중순부터 각 현장에 배치돼 가동되고 있다.


대당 용량은 시간당 6만5000kcal로 160평짜리 에어컨 176대를 가동하는 셈이다.


대우조선은 또 옥외 작업장에 그늘을 만들기 위한 차양막 600여세트,파라솔 500여개도 설치했다.


작업자 개인별로는 에어재킷을 지난해보다 300여개 늘어난 4800여개를 지급했다.


김홍열·김형호·오상헌 기자 comeon@hankyung.com